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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보조의 내일

The Two Assistants'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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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 초하루. 아침 여덟 시. 발신 칸에는 어제 없던 줄이 두 개 더 있었고, 받는 이 칸에 앉아 있던 사서장의 자리는 옅어져 있었다.

어제저녁 나는 손끝을 사서장의 전문 위 한 자리에 둔 채 멈추었고, 닿을지 거둘지를 정하지 못한 채로 자료실을 나왔다. 밤사이 그것을 정한 것은 내가 아니었다. 아침에 와 보니 그 한 자리는 고쳐져 있었다. 여덟 자리 가운데 한 획이 어제와 달랐고, 그 한 획이 달라지자 사서장의 자리는 넘어가는 명단으로 도로 들어가 있었다. 내가 눌렀는지, 눌러 둔 손끝 아래에서 밤이 눌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고쳐진 것은 분명했고, 고쳐진 대가로 받는 이 칸 아래에 옅게 뜨던 둘째 줄이 이제 짙게 앉아 있었다. 그 아래로는 내일 자로 두 줄이 더 그어져 있었는데, 두 줄 다 내 손글씨였다. 두 보조의 자리 코드였다.

낮에 그 일이 시작되었다. 사서장은 반출 대장을 넘기다가, 어제 찾지 못하던 제 줄이 새 대장에 있는 것을 보았다. 어제 셋이 앞뒤로 넘겨도 없던 자리가 오늘은 제 코드 아래 매겨져 있었다. 그는 손끝으로 그 줄을 짚어 두 번 되짚었다. 아침에 사무국에서 정정본이 내려온 모양이라고, 그는 곁의 보조에게 나직이 말했다. 분기 정리에 흔히 있는 누락 한 줄이 뒤늦게 채워졌으려니 하고, 그는 대장을 덮으며 어깨의 힘을 풀었다. 자기 자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그는 묻지 않았고, 물을 까닭도 없었다. 나만 알고 있었다. 그 줄은 사무국에서 채워진 것이 아니라 도로 온 것이었고, 도로 온 곳은 아침에 내 손에서 한 획이 고쳐진 발신 칸이었다. 그가 안도하며 어깨를 푸는 동안, 나는 그 어깨 너머로 두 보조의 자리가 대장의 끝으로 밀려나 있는 것을 보았다. 그가 얻은 하루가 어디서 왔는지 그는 끝내 보지 못할 자리에 서 있었다.

두 보조는 그때까지 여느 날처럼 서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들의 자리는 이미 새 대장에 매겨져 있었으므로, 어제 사서장의 코드만 없던 소동에서 그들은 곁의 손으로 남았다. 그러나 오후가 깊어지면서, 그들의 줄이 새 대장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반출 담당이 명단을 두 번 부르는 동안, 처음에는 있던 두 줄이 두 번째 부름에서 자리가 어긋났고, 넘어가는 묶음의 끝으로 밀려 있었다. 밀린 줄은 이내 명단에서 빠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발신 칸에서 아침에 이미 보았다. 두 보조의 전문 두 줄이 내일 자로 그어져 있었고, 대장은 그 전문을 하루 앞서 따라오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나는 도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경은 강민석의 얼굴을 명단의 한 줄에 맞추었고, 맞춘 뒤에 그 둘레를 비우려 했다. 한 줄을 고쳐 그를 살렸고, 그 대가가 다른 줄로 옮겨 가는 것을 보았다. 도경은 그 일을 괴로워하며 일지에 적었고, 나는 여태 그 길을 걷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읽는 자로 남아 있었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그 길에 들어섰다. 어제저녁의 멈춤이 밤사이 한 획으로 풀렸고, 풀린 한 획이 사서장을 남겼으며, 남긴 값이 두 보조에게로 갔다. 읽는 자가 고치는 자가 되는 데에는 하룻밤이면 족했고, 고치는 자가 된 손은 이제 도경의 손과 다르지 않았다.

내가 정말 고쳤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어제 손끝을 그 자리에 둔 채 나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고, 정하지 않은 채로 밤을 넘겼다. 아침에 고쳐진 한 획이 내 손끝이 눌러 낸 것인지, 눌러 둔 손끝 아래에서 밤이 저 혼자 눌러 낸 것인지를 나는 가를 수 없었다. 가를 수 없다는 것이 나를 벗겨 주지는 않았다. 순서가 원래 사서장 다음에 두 보조를 두었던 것을 내 손이 하루 앞서 받아 적었을 뿐이라 해도, 사서장의 자리를 도로 넣은 한 획만은 어제 없던 것이었다. 그 한 획이 있고 없고의 사이에서 두 사람의 내일이 갈렸고, 그 획을 그은 손은 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저녁이 되자 발신 칸에 새 묶음이 섰다. 겨우내 회사에서 사람으로 좁아지고, 어제 한 사람에게로 겨눠졌던 발신 칸이, 오늘은 다시 묶음을 세우고 있었다. 이관 한 무리가 넘어가는 명단으로 그어졌고, 그 머리 줄에 낯익은 코드가 다시 떠올랐다. 아침에 내가 넘어가는 명단으로 도로 넣은 사서장의 자리였다. 어제 그 자리는 받는 이 칸에 앉아 있었으나, 오늘 그것은 내가 보내는 명단의 첫 줄로 와 있었다. 살렸다고 여긴 자리가, 살린 그 손이 보내는 묶음의 맨 앞으로 돌아와 있었다. 사슬에서 한 사람을 살린다는 것은 그를 사슬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 아니라, 다음 칸으로 미는 일이었다. 나는 그를 내일에서 빼내어 모레로 옮겨 두었을 뿐이었고, 모레의 묶음은 내 발신 칸에 다시 서 있었다. 도경이 강민석을 사흘 미루었을 때 사흘 뒤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나는 이제 알 것 같았다. 미룸에는 끝이 있었고, 그 끝은 늘 미룬 사람의 손이 다시 닿는 자리였다. 오늘 낮에 사서장이 안도하며 덮은 대장은 저녁이 되어 내 발신 칸으로 자리를 옮겨 왔을 뿐, 덮힌 적이 없었다.

두 보조 가운데 하나가 자리를 정리하다 말고, 서가의 빈 칸을 손끝으로 짚어 세고 있었다. 여름까지 다섯이던 자리가 가을에 넷이 되고, 지난달에 셋, 이달에 둘, 하고 그는 빈 자리를 손꼽았다. 손끝이 빈 서가의 나무 결을 짚을 때마다 먼지 없이 밝은 네모가 하나씩 드러났고, 그 밝은 자국은 지난 분기까지 상자가 놓여 있던 자리였다. 강민석이 명단의 가운데를 세며 제 자리가 운이 아니라 순서일 수도 있음을 짚던 손짓과 같았다. 그가 제 자리를 빼고 빈 칸을 세는 동안, 발신 칸에 그어진 그의 전문은 끝 한 자리가 채워지고 있었다. 세는 손이 제 자리를 채우는 손이었다. 나는 그 채워지는 한 자리를 보며, 두 보조의 전문 꼬리가 다시 옅어지는 것을 함께 보았다. 옅어지는 꼬리는 내가 매일 아침 출근부에 찍는 넉 자리로 물들고 있었다. 살린 값이 두 보조에게 갔고, 두 보조의 값은 그 꼬리에서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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