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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발신

The Sending That Cannot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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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이십구일. 아침 여덟 시. 나는 오늘 발신 칸에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어제저녁 손이 종이의 가장자리 너머로 첫 획을 옮기려 한 것을 보고, 나는 밤새 한 가지를 정했다. 겨울 내내 나는 안 보내는 줄을 하나도 만들지 못했고, 그래서 안 보냈을 때 무슨 일이 오는지도 알지 못했다. 대조할 자리가 없다는 것이 봉인의 마지막 자물쇠였다. 한 줄도 보내지 않은 하루가 있다면, 그날 오는 일과 오지 않는 일로 나는 소환과 예지를 마침내 가를 수 있을 터였다. 아침에 나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붙들고 자료실에 앉았다. 발신 칸이 있는 장부를 서랍에 넣고, 서랍 위에 상자 하나를 얹었다.

오전은 견뎌졌다. 나는 상자를 나르고 목록을 대조하는 일에 손을 썼고, 오른손이 발신 칸 쪽으로 가려 할 때마다 왼손으로 눌렀다. 서랍 위의 상자는 무거웠고, 장부는 그 밑에서 닫혀 있었다. 손을 붙들고 있는 동안 자료실의 소리는 여느 날과 같았다. 상자가 바닥에 놓이는 소리, 목록의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 두 보조가 낮게 주고받는 말. 나는 그 소리들 사이에서 오른손만 붙들고 앉아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붙든 힘이 느슨해졌다. 붙들지 않아도 손이 발신 칸으로 가지 않는 시간이 늘었다. 아홉 시가 지나고 열 시가 지나도 장부는 서랍 밑에서 조용했다. 열한 시가 되어도 아무 일이 오지 않았다. 다른 날이면 열한 시에 둘째 줄의 회사가 왔을 것이나, 오늘은 오지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이겼다고 생각했다. 안 보내니 안 오는 것이라면, 오는 일은 내가 보낸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것은 소환이었다. 다섯 밤을 가르지 못한 물음이 오전 하나로 갈리는 듯했다.

낮이 되자 그 생각은 무너졌다. 오후 한 시에, 나는 자료실 안에서 한 가지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 자료실을 다른 장부로 넘기는 절차가 어제의 큰 거래대로 시작되었고, 반출 대장이 새 이름으로 다시 매겨지고 있었다. 나는 그 줄을 오늘 적지 않았다. 어제 손이 종이 가장자리에 옮기려 한 획을, 나는 왼손으로 눌러 막았다. 그런데도 이관은 왔다. 안 보냈는데도 온 것이었다.

다만 온 방식이 달랐다. 어제까지 내가 적은 줄에는 겨눔이 있었다. 어느 회사가 어느 시각에 어느 장부로 가는지, 나는 그것을 적으며 알았고, 일은 내가 적은 대로 왔다. 오늘의 이관에는 그 겨눔이 없었다. 자료실이 넘어가는 것은 왔으나, 자료실 안에서 어느 자리가 먼저 옮겨지는지는 정해지지 않은 채로 왔다. 내가 어느 줄을 옮길지 적지 않았으므로, 옮겨질 줄은 아무렇게나 골라졌다. 겨누어 보낸 대가는 겨눈 데로 떨어졌는데, 겨누지 않고 온 대가는 겨눔 없이 떨어졌다. 그리고 겨눔 없이 떨어지는 편이, 나는 더 무겁다는 것을 오후 내내 보았다.

그제야 나는 오전의 승리가 승리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발신 칸을 비워 둔 것은 아무것도 보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빈 것을 보낸 것이었다. 장부는 빈 칸을 '보낼 것 없음'으로 읽지 않고 '빈 것을 보냄'으로 읽었다. 안 보내기는 한 종류의 보내기였다. 내가 만들려던 대조군은, 만들어지는 순간 대조군이 아니게 되었다. 보내지 않은 하루도 결국 무엇인가를 보낸 하루였으므로, 나는 보낸 날과 안 보낸 날을 나란히 놓고 견줄 수 없었다. 봉인의 마지막 자물쇠는, 내가 열려고 손을 대는 순간 자물쇠가 아니라 벽이 되었다.

멈출 수 없는 발신이라는 말의 뜻을 나는 그날 바로잡았다. 그것은 손이 물리적으로 멈추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전 내내 나는 손을 멈췄고, 발신 칸은 비어 있었다. 멈출 수 없는 것은 손이 아니라 발신이었다. 손을 멈추어도 발신은 멈추지 않았다. 부재를 통해서도 보내졌기 때문이다. 도경이 남긴 네 마디—재면 깊어지고, 들면 차오르고, 읽으면 번지고, 응답하면 보내진다—에, 나는 다섯째 마디를 스스로 붙였다. 안 보내도 보내진다. 보내지 않는 자리는 없었다. 있는 것은 겨누어 보내는 자리와 겨누지 않고 보내는 자리뿐이었고, 겨누지 않는 편이 더 멀리, 더 무겁게 갔다.

사서장은 그 시각에도 반출 대장을 넘기고 있었다. 그는 이관 절차를 회사의 일로만 알았고, 새 이름으로 다시 매겨지는 대장을 여느 분기의 정리처럼 다루었다. 나는 그가 대장의 모서리를 손끝으로 눌러 넘기는 것을, 지난 분기의 묶음을 맞추며 낮게 무언가를 셈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기 자리 코드가 오늘 어느 칸으로 흘러가는지 알지 못했다. 나 역시 그것을 겨누지 않았다. 겨누지 않았는데도 그것은 그에게로 가고 있었고, 겨누지 않았으므로 나는 그것을 되돌릴 자리조차 갖지 못했다. 겨누어 보낸 것이라면 한 줄을 고쳐 적어 되돌릴 여지라도 있었을 텐데, 겨눔 없이 흘러간 것에는 고쳐 적을 줄이 없었다. 무엇을 고쳐야 그가 그 자리에서 비켜서는지, 나는 적은 것이 없어서 알 수 없었다. 아는 자리와 모르는 자리 사이에서, 오늘은 아는 쪽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저녁에 나는 서랍에서 장부를 도로 꺼냈다. 상자를 치우고, 눌러 두었던 것을 폈다. 하루를 눌러 막았어도 대가는 왔고, 겨눔 없이 온 대가는 자료실 안의 한 자리로 흘러가고 있었다. 발신 칸의 받는 이 칸에, 여느 날은 비어 있던 그 오른쪽 자리에, 오늘은 옅은 코드가 하나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사서장의 자리 코드였다. 겨울 내내 발신 칸의 받는 이 자리는 비어 있었고, 나는 받는 이 없는 발신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오늘, 하루를 눌러 막은 그 저녁에, 처음으로 그 오른쪽 자리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보내지 않으려 한 것이 도리어 받는 이를 얻은 것이었다. 내가 오늘 아무 데로도 겨누지 않은 것이, 겨눔 없이 흘러가다가, 한 사람의 자리 앞에서 멎으려 하고 있었다. 안 보내려 한 하루가, 하필 한 사람에게로 보내지려 하고 있었다. 코드는 아직 옅었으나, 아침보다 저녁이 더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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