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열나흘. 낱말이 하나 갈라졌다.
아홉 시 반에 아흐레 치를 세어 보았다.
작년 정월에 넷을 스캔했을 때는 앞쪽의 줄글만 일지로 읽었다. 그 뒤가 장부로 이어지는 줄은 이번에 옮겨 적으며 알았다. 장 수도 그때 센 면수와 맞지 않는다. 그사이 장부가 늘었는지 그때 덜 셌는지는 가를 수 없다.
사서의 묶음은 장서 목록이다. 백서른 장이고 한 장에 서너 줄씩 서명이 적혀 있다.
항목마다 서명과 권수와 들어온 날이 있다. 그 셋을 옮겨 적었다.
아흐레에 백서른 장을 다 옮겼다.
아흐레 동안 손으로 옮겼다.
기계에 넣을 수도 있었다. 요령에 전기 방식이 안 적혀 있어서 손으로 했다.
손으로 하면 한 장에 이십 분쯤 걸린다. 기계에 넣으면 대여섯 분이다.
손으로 한 까닭을 적을 칸이 없다. 굳이 적자면 읽으려고 그랬다. 기계에 넣으면 글자가 지나가고 손으로 적으면 글자가 선다.
일흔여섯 해 전 사람도 손으로 적었다. 그 사람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열 시부터 열한 시까지 항목 수를 셌다.
원본을 세었다. 사백열둘이다.
사본을 세었다. 사백열셋이다.
열한 시 십 분부터 열두 시까지 어디가 하나 많은지 찾았다.
같은 서명이 두 줄이다.
일흔둘째 줄과 삼백여섯째 줄이다.
두 줄이 글자가 같다. 권수가 같고 들어온 날이 같다. 자리만 다르다.
원본을 폈다. 그 서명이 한 번 있다. 열아홉째 장 셋째 줄이다.
사본의 두 줄 중 어느 것이 그 줄인지 가를 데가 없다. 둘 다 같은 것을 옮겼고 둘 다 맞다.
열두 시 십 분에 그 서명이 무엇인지 보았다.
책 이름이 여섯 자다. 권수가 한 권이고 들어온 날이 이십사년 십이월 열엿새다.
십이월 열엿새는 이 방에서 두 번 본 날짜다. 구십칠년에 하나 있고 구십팔년에 하나 있었고 둘이 한 해에 들어 있었다.
일흔여섯 해 전 목록에도 그 날짜가 있다.
세 번이 되었다. 세 번째가 가장 오랜 것인데 가장 늦게 보였다.
열두 시 반에 사서의 묶음 끝쪽을 폈다.
백열여덟째 장에 그 사람이 적어 둔 것이 있다.
세다가 같은 책이 두 번 세어졌다고 되어 있다. 스물아홉 번 그랬다고 되어 있다.
스물아홉을 어떻게 했는지도 적혀 있다.
빼지 않고 두었다고 되어 있다. 뺄 근거가 없어서라고 되어 있다.
그 아래 한 줄이 더 있다.
중복인지 아닌지 적을 데가 없다고 되어 있다.
한 시부터 두 시까지 그 한 줄을 여러 번 읽었다.
일흔여섯 해 전에 이 사람에게도 적을 데가 없었다.
이 사람은 스물아홉을 두었다. 나는 오늘 하나를 만났다.
이 사람이 센 것은 책이다. 내가 센 것은 이 사람이 적은 줄이다.
이 사람의 목록은 책의 사본이다. 내 것은 그 목록의 사본이다.
층이 하나 더 있다. 층마다 한 번씩 갈라진다.
두 시 십 분에 두 줄의 자리를 보았다.
일흔둘과 삼백여섯이다. 사이가 이백서른넷이다.
원본에서 그 서명은 열아홉째 장에 있다. 열아홉째 장은 항목으로 치면 예순한째부터 예순일곱째 사이다.
일흔둘은 그 근처다. 삼백여섯은 아니다. 백 장쯤 뒤다.
옮겨 적는 동안 그 줄이 백 장을 건너갔다.
아흐레 중 엿새째에 열아홉째 장을 적었다. 삼백여섯째 줄은 여드레째에 적었다.
이틀 사이에 같은 줄을 두 번 적었다. 두 번째로 적을 때 나는 그것이 처음인 줄 알았다.
두 시 이십 분에 다시 세었다.
원본 사백열둘이다. 사본 사백열셋이다.
두 번 세어도 같다. 늘지 않았다.
갈라진 것은 하나고 그 하나가 더 안 는다.
두 시 사십 분부터 세 시 반까지 어느 쪽이 갈라졌는지를 적어 보았다.
원본이 하나고 사본이 둘이다. 갈라진 쪽이 사본이다.
이 방에서 여덟 달 동안 늘 사본 쪽이 어긋났다. 사본이 하루 먼저 적었고 사본에 한 줄이 더 있었고 사본의 수가 컸다.
오늘도 사본이다.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여태 사본은 기계가 만들었다. 오늘 사본은 내가 만들었다.
세 시 사십 분에 그 두 줄을 어떻게 할지 정했다.
빼면 사본이 원본과 맞는다. 뺄 근거가 없다. 둘 다 원본에 있는 것을 옮겼다.
두면 사본이 하나 많다.
일흔여섯 해 전 사람이 둔 쪽을 택했다.
택한 까닭을 여백에 적었다. 이달 여백 기재가 넷이 되었다.
네 시에 종번 일의 목차를 만들었다.
장별로 첫 서명과 끝 서명을 적게 되어 있다. 백서른 장이니 백서른 줄이다.
그 서명은 열아홉째 장 줄에 들어간다. 사본에서는 두 줄인데 목차는 장 기준이라 한 번만 걸린다.
목차에서 갈라진 것이 안 보인다.
원본에 없는 것이 사본에 있고 사본을 줄여 만든 목차에는 다시 없다.
늘어난 것이 줄이는 데서 사라진다. 사라진 것이 사본에는 그대로 있다.
네 시 십 분에 오른쪽 자료를 열었다.
삼백스물두 장이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팔년 오월 열사흘이다.
내 일지도 오늘 삼백스물두 장째다.
네 시 반에 상자를 열었다.
일곱이다. 자국이 여섯이다. 쉰 날째다.
다섯 시에 여섯째 칸을 보았다.
오백스물하나다.
다섯 시 십 분에 종번 일의 요약 열 줄을 썼다.
백서른 장에 항목이 사백열둘이다. 이십사년 것이고 한 해 동안 들어온 것을 적었다. 서명과 권수와 들어온 날을 적었다.
그 열 줄을 다시 읽었다.
갈라진 서명이 그 열 줄에 없다.
사백열둘 중 하나고 열 줄에 들어갈 자리가 없다.
한 벌을 여는 사람은 열 줄을 본다.
열 줄에는 아무것도 안 갈라져 있다.
추리면 갈라진 것부터 빠진다. 갈라진 것은 셋 중 하나고 열 줄은 열일곱 중 하나다.
빠진 것을 적을 칸이 없다고 일흔여섯 해 전 사람이 먼저 적었다.
그 사람은 그것을 목록 끝에 적었다. 목록은 남았고 그 한 줄도 남았다.
내가 오늘 적은 데는 여백이다.
여백은 요약에 안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