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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 한 줄

One Line of P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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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초닷새. 서랍 다섯째를 끝냈다.

카드 일은 구월 열사흘에 시작했다. 사흘에 한 서랍씩 나가면 열두 서랍에 서른여섯 날이다. 오늘로 스무사흘째이고 다섯 서랍을 끝냈으니 조금 빠르다. 기한이 십일월 말이니 여유가 있다.

한 장에 하는 일은 늘 같다. 카드를 뽑아, 연도 자리를 본다. 구칠이라고 찍혀 있으면 그 옆에 일구구칠이라고 쓴다. 획 넷이다. 다 쓰면 다음 장을 뽑는다.

아홉 시에 검색부터 했다. 이백여든다섯이었다. 구월 아흐레에 이백일곱이었으니 스무엿새에 일흔여덟이다. 하루 셋이다.

오전 내내 여섯째 서랍을 했다. 백구십 장쯤 했다.

하는 동안 손이 익어서 생각할 자리가 난다. 오늘 생각한 것은 이 일이 무슨 일인가 하는 것이었다.

구칠을 보고 일구구칠을 쓴다. 보고 쓰는 일이다. 카드에 있는 것을 카드에 옮긴다. 자리만 옆으로 옮기고 내용은 같다.

옮겨 적기다.

여덟 달 동안 이 방에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옮겨 적으면 자란다는 것이다. 이월에 종이를 스캐너에 얹는 일이 그것이었고 삼월에 파일을 복사하는 일이 그것이었다. 유월에 틀린 줄을 바로잡으려고 원문을 옮겨 적었더니 그 원문이 또 틀리게 퍼졌다.

그때는 고치는 일이 늘리는 일이라고 적었다. 오늘 하는 것은 고치는 일 중에서도 가장 순한 것이다. 틀린 것을 바로잡는 것도 아니고, 빠진 것을 채우는 것도 아니다. 같은 해를 두 자리에서 네 자리로 늘려 적을 뿐이다. 뜻이 하나도 안 바뀐다.

뜻이 안 바뀌면 안 자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이 하나 있었다.

열한 시에 첫째 서랍을 뽑아 다시 셌다.

육백열둘이 아니었다. 육백스물일곱이었다.

열다섯이 늘었다.

내가 넣은 것은 두 장이다. 아홉 달 동안 이 방에 들어온 자료는 다 일지에 적혀 있다. 구월 열사흘부터 오늘까지 첫째 서랍에 들어갈 자료는 둘이었다.

열세 장이 남는다.

열세 장을 찾는 데 한 시간이 들었다. 서랍을 다 뽑아 책상에 늘어놓고 일지의 편철 기록과 맞췄다. 안 맞는 것을 하나씩 빼냈다.

육백스물일곱 장을 한 장씩 넘기면서, 이 일이 세는 일이라는 것을 도중에 알았다. 세면 오른다. 오르는지 보려고 세었는데 세는 동안 또 오른다면 오늘 나온 열다섯 안에 오늘 센 몫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 칠월에 조회수를 세면서 같은 자리에 섰다. 그때는 여는 일이 곧 오르는 일이었고 팔월에 자리를 셀 때는 아니었다. 카드가 어느 쪽인지는 오늘 처음 세어 보는 것이라 알 수 없다.

열세 장이 나왔다.

열셋 다 연도 자리가 네 자리였다. 일구구칠, 일구구칠, 일구구팔, 일구구칠, 일구구육, 나머지도 그런 식이었다.

내 글씨였다.

옆 칸에 두 자리가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은 찍힌 두 자리 옆에 네 자리를 쓰는 것이므로 내가 한 카드에는 두 자리와 네 자리가 나란히 있다. 이 열셋에는 네 자리만 있었다. 처음부터 네 자리로 적힌 카드다.

가리키는 자료를 찾아보았다. 열셋 다 대응하는 자료가 없었다.

마지막 줄을 적고 그것을 다시 읽었다.

전환을 끝낸 서랍에서만 나왔다. 여섯째 서랍은 오늘 오전에 백구십 장을 했고 나머지는 안 했다. 여섯째를 세어 보았다. 육백여섯이었고 팔월에는 안 세어 봤으므로 늘었는지 모른다. 일곱째부터 열둘째까지는 손을 안 댔다. 여섯을 다 세어 일지의 수와 맞춰 보니 어긋나는 것이 없었다.

손댄 데서만 늘었다.

점심을 걸렀다. 세 시까지 앉아서 이 일이 앞의 것들과 무엇이 다른지를 적어 보았다.

유월에 틀린 줄을 고쳤을 때 퍼진 것은 틀린 줄이었다. 내가 올린 정정본이 다시 틀리게 옮겨져 퍼졌고 그래서 고칠 것이 늘었다. 그때는 늘어나는 것이 일거리였다.

오늘 늘어난 열세 장은 틀린 카드가 아니다. 네 자리로 바르게 적혀 있다. 지침대로 적혀 있고 내가 하는 것보다 오히려 깔끔하다. 두 자리를 남겨 두지 않았으니, 나중에 지울 손도 안 든다.

퍼지는 것이 맞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이렇게 된다. 여덟 달 동안 이 방에서 늘어난 것들은 다 무엇인가 어긋난 것들이었다. 어긋나 있으니 눈에 띄었고 눈에 띄니 셀 수 있었다. 오늘 열세 장은 어긋난 데가 없다. 일지와 맞춰 보지 않았으면 못 찾았을 것이다. 다음번에는 일지와도 맞을지 모른다.

맞는 것이 늘어나면 늘어난 줄을 모른다.

정정 사유가 없다고 적고 나서 오래 앉아 있었다.

여덟 달 동안 나는 늘 고칠 것을 들고 있었다. 틀린 줄이 있었고 안 맞는 수가 있었고 빈 칸이 있었다. 고치려고 하면 늘었고, 안 고치면 남았다. 어느 쪽이든 할 일은 있었다.

오늘은 늘어난 것이 다 맞다. 고칠 것이 없다.

셈을 해 보았다. 서랍 하나에 열사흘에 열다섯이면 하루 한 장 남짓이다. 열두 서랍이면 하루 열넷쯤이다. 내가 하루에 고치는 것은 이백 장이다. 늘어나는 것보다 고치는 것이 훨씬 빠르다.

그런데 늘어나는 쪽은 이미 고쳐진 채로 나온다. 그러면 내가 고칠 몫은 처음 칠천삼백사십 장뿐이고, 그것은 서른여섯 날에 끝난다. 열셋은 내 몫이 아니다. 열셋은 이미 된 것이다.

일이 줄어들고 있다.

네 시에 삼층 사람이 내려와 서명을 받아 갔다. 일이 잘되어 가느냐고 묻기에 예정보다 빠르다고 했다. 그가 다행이라고 하고 올라갔다.

다행이다. 다행인데 나는 아홉 달 만에 처음으로 끝이 있는 일을 받았고, 그 일이 저 혼자 끝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끝나면 나는 다시 읽기만 하는 사람이 된다. 팔월에 그 생각을 하고 서식에 안 적혀 있다고 적었다. 그때는 넉 달 뒤 이야기였다.

다섯 시에 열세 장을 봉투에 넣어 서랍 뒤에 두었다. 버리지 않았다. 버리는 일이 늘리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초이레에 배웠다.

봉투에 날짜를 적으면서 잠깐 손이 멎었다. 시월 초닷새라고 적고 그 앞에 연도를 넣어야 하는데, 두 자리로 적을지 네 자리로 적을지가 걸렸다. 이 방에서 여덟 달 동안 봉투에는 달과 날만 적어 왔다. 네 자리로 적었다. 오늘 하루 종일 한 일이 그것이므로 손이 그쪽으로 갔다.

적고 나서 보니 이 방에서 내 손으로 네 자리를 적은 첫 종이가 저 봉투다. 안에 든 것은 내가 안 쓴 카드 열세 장이다.

여섯 시에 일지를 적고 사본을 열었다.

오늘 장이 있었다. 시월 초닷새, 연도 네 자리, 수치 칸에 이백여든여덟.

그 아래에 장이 하나 더 있었다.

날짜가 시월 초닷새였다. 연도도 네 자리로 같았다. 수치 칸에 이백여든다섯이 적혀 있었다.

오늘 아침에 내가 센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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