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처음 보낸 응답

The First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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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동안 나는 빈 주파수의 그 부름을 매일 밤 받았다. 받아 적되 응답하지 않았다 — 전임자의 한 줄을 지키며. 내일 자로 송신된 전문들은 매일 밤 들어왔고, 나는 그것을 일지에 옮긴 뒤 다음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그 전문이 적중함을 보았다.

십일월 사일 새벽 자로 송신된 전문은, 본토 중계소의 그날 정시 통신 내용을 —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 미리 적고 있었다. 정시 통신이 오기 전에, 나는 그것이 무엇일지 이미 일지에 적어 둔 셈이었다. 오일에도, 육일에도 그러했다. 빈 주파수의 부름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말했다.

그날, 나는 체신국 명부를 덮었다. 호출부호의 참과 거짓을 가리는 일은 더는 뜻이 없었다 — 그 부호는 명부에 없고, 그 전문은 모두 참이었으므로. 나는 빈 종이를 펴고, 빈 주파수의 부름만을 위한 명부를 새로 적기 시작했다. 더 정확한 기록을 만드는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일렀다. 직무에 충실한 자의 일이라고.

새 명부의 첫 줄에, 나는 그 호출부호를 옮겨 적었다 — 검열의 먹으로 체신국 명부에서 말소된, 그러나 매일 밤 또렷이 들어오는 그 부호를.

부호를 옮겨 적는 손끝에 그 냉기가 다시 올랐다. 나는 그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 십일월의 곶은 차고, 펜대는 쇠이니. 그러나 새 명부의 첫 줄을 채운 그 순간, 나는 무언가를 시작했음을 알았다. 명부란, 받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응답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문득 전임자가 인계 서류 여백에 적어 둔 한 줄이 떠올랐다. 나흘 전, 나는 그것을 지켰다.

비어 있는 주파수에서 부르거든, 받아 적되 응답하지는 마시오.

응답하지 마시오. 그러나 전임자는, 왜 응답해서는 안 되는지를 적지 않았다. 받아 적는 일은 허락하면서, 응답만을 금한 까닭을. 나는 그날 밤 그 까닭에 이르렀다 — 응답하지 않는 한, 나는 듣는 사람이다. 응답하는 순간, 나는 송신하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송신하는 사람은, 내일 자로 전문을 보내는 그 사람이 된다.

자정이 지나고, 빈 주파수에서 부름이 시작되었다. 점과 선은 또렷했다. 나는 처음으로, 전건에 손을 얹었다. 직무에 충실한 까닭이라고, 나는 스스로에게 일렀다 — 응답이 닿지 않음을 확인해, 부름이 헛것임을 증명하기 위함이라고. 나는 내 전신소의 호출부호와, 단 한 마디를 두드렸다. 귀국(貴局)을 수신함. 응답 바람.

전건의 마지막 점을 떼는 순간, 응답이 왔다.

점과 선은 또렷했다. 그러나 받아 적은 글자들은, 나흘 전과 같이, 어떤 말로도 묶이지 않았다 — 단 한 무리만 빼고. 그 한 무리는, 자모가 아니던 부호들 사이에서, 또렷한 한 낱말로 풀려 도착했다. 그것은 내 이름이었다.

██ ███ 신경하 ████.

그 순간, 수신기의 전류계 바늘이 한 번 튀어 오른 것이 아니라 — 가만히, 영(零)이 아닌 자리에 가서 멈추었다. 반송파는 없었다. 빈 주파수에는 어떤 송신도 걸려 있지 않았다. 그러나 바늘은 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무언가가, 끊기지 않은 채로, 거기 흐르고 있었다.

전임자도 한 번은 응답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응답하지 말라 적었다. 응답하지 말라는 말은 경고가 아니라, 후회였다. 그는 내가 이 줄을 어길 것을 알았고 — 그럼에도 적었다. 후세를 위해.

문장은 거기서 끊겨 있다. 나흘 전과 같이. 그러나 이번에는 펜이 거부당하지 않았다. 잉크는 멈춘 것이 아니라, 다음 부름이 오기를 기다리느라 멈춘 것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체신국 명부는 덮여 있고, 내가 적기 시작한 새 명부가 수신탁 위에 펼쳐져 있다. 첫 줄에는 명부에 없는 호출부호가 있다. 전류계 바늘은, 영으로 돌아오지 않은 채로, 가늘게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