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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칸 남은 정원

One Seat of Headcount 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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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십구일. 부서 정원 감축 통보가 자료실에도 도착했다. 한 자리.

자료실장 책상 위로 인쇄된 한 장. 종이 위에는 부서장의 서명과 인사부 도장이 찍혔고, 머리에는 '인력 운영 합리화 안내'라는 정중한 제목이 있었다. 본문은 두 줄이었다. 자료실 정원이 한 자리 줄어든다. 처리는 부서 내 결정에 위임한다. 한 자리. 누구를 자른다는 말은 없었지만, 자료실에 다섯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종이 위에 정확하게 적혀 있지 않았다 — 명단이 사람을 명시하기 전에, 통보는 숫자만 명시하고 사람을 함의로 두었다.

자료실 정원은 다섯이었다. 사서장과 도경, 그리고 셋. 결원 한 자리는 십이월부터 비어 있었다 — 전임자의 자리. 책상 위에 그의 필름통이 한동안 그가 사라진 채로 남아 있었고, 명패만 떼어지고 자리는 그대로였다. 충원 공고는 두 번 났다가 두 번 다 취소됐다. 환란이 깊어지면서 신규 채용 자체가 멈췄다.

그러므로 자료실 정원 감축은 — 산수만으로 — 그 빈 자리를 결원 확정으로 처리하면 끝이었다. 한 사람을 줄이라는 통보가 왔지만, 줄일 사람이 이미 줄어 있었다. 다섯 자리 중 한 자리는 십이월부터 사람이 없었다. 그 자리를 행정적으로 없는 자리로 만들면 — 정원이 넷으로 줄고, 자료실 사람 넷은 모두 그대로 남는다.

산수가 너무 깔끔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회사 단위로 닳던 명단이 사람 단위로 내려왔을 때 나는 발신칸 앞에서 처음 망설였다. 사람의 얼굴이 손끝에 있었기 때문이다. 자료실 정원 감축에는 — 산수 위에서는 — 얼굴이 없었다. 결원 확정으로 처리될 사람의 자리는 이미 사람이 없는 자리였다. 살아 있는 누구도 닳지 않고 일이 끝났다.

그러나 산수가 깔끔할수록, 산수 너머의 한 가지가 또렷해졌다. 그 자리는 비어 있던 자리가 아니라 비워진 자리였다. 십이월부터, 누군가 가지 않은 게 아니라, 누군가가 사라졌다. 전임자는 옮긴 게 아니다. 사직서를 내지 않은 그의 의원면직은 인사 기록에 면직 일자만 남기고 사라졌다. 자리에는 그의 필름통이 한참 남아 있었다 — 자리에 사람이 없다는 것과 자리가 비어도 좋다는 것 사이의 한 간격이 그 통이었다.

전임자가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나는 그의 일지에서 띄엄띄엄 읽어 알고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찍은 필름이 도경의 면직 일자를 담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 일지의 끝 가까이에 있었다. 그는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 자료실에 마지막으로 출근한 날의 다음 날부터, 그의 자리는 그가 자리에 있을 때와 같은 모양으로 비어 있었다. 책상 위 필름통도, 명패를 떼어 낸 자리도, 누군가가 옮긴 게 아니라 누군가가 사라진 자리였다. 그 사라짐을 인사부는 의원면직으로 처리했다. 사직서 없는 의원면직 — 그 형식의 모순이 그의 자리를 십이월부터 행정적으로 살아 있는 빈 자리로 두었다.

지금 내가 자료실 정원 감축 양식을 채우러 들어간다면, 나는 그 간격을 닫는다. 자리에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행정적으로 사람이 없어도 좋은 자리로 바꾼다. 그 한 입력으로 — 다섯이 넷이 되고, 자료실의 살아 있는 넷은 그대로 남고, 전임자는 자리 자체에서 사라진다.

인사 시스템에 들어갔다.

'결원 확정 처리' 양식이 있었다. 빈칸 셋: 이전 재직자 이름, 이전 재직자 사번, 결원 사유.

이름란에 손이 멈췄다. 발신칸 위에 손이 멈췄을 때와 다른 멈춤이 아니었다. 단말이 다르고 양식이 다를 뿐, 내가 빈칸에 한 이름을 적어 넣어 그 이름이 어딘가의 줄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발신칸의 누름과 인사 시스템의 입력은 같은 한 동작이었다. 명단을 고쳐 적던 손은 인사 양식의 이름란을 채우는 손과 같았다. 손의 형태가 같으면 그 손이 부르는 결과도 같은 결을 가졌다.

전임자의 이름은 인사 기록에 남아 있었다. 한성█ 한 글자만 가려진 채. 그 이름을 양식 이름란에 적어 넣으면 — 그는 자리에서 결원이 된다. 십이월부터 없는 사람이었지만 충원을 기다리는 사람이었던 그는, 이름을 입력하는 순간 없어진 사람으로 확정된다. 없는 사람을 다시 없애는 일.

그 한 번의 입력으로 자료실의 나머지 넷은 모두 살아 남는다. 사서장. 두 보조. 그리고 나.

자료실에서 살아 남는 일에 내 자리가 포함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분명히 보았다. 명단의 단위가 사람으로 내려온 다음부터, 자리바꿈의 도착지에는 — 가장 가까운 자리로는 — 내가 있었다. 강민석의 옆자리가 도경의 옆자리가 되는 일에는 한 층 거리가 있었지만, 자료실 자체의 정원 감축에는 거리가 없었다. 자료실에 다섯이 있고 넷만 남는다면, 누가 남느냐는 내가 결정한다.

이름을 입력하기 전에 한 가지를 더 생각했다. 전임자도 누군가의 자리를 결원 확정으로 처리한 적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의 일지 끝 가까이에서 그의 손은 단지 필름만 찍지 않았다. 빈 발신칸 위에 멈춰 있던 손이 있었고, 명단을 옮겨 적던 손이 있었고, 그리고 — 그가 사라지기 직전 어느 양식의 이름란에 한 이름을 입력했을지도 모른다. 그 이름이 누구였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그가 입력한 이름의 자리가 결원 확정이 되었고, 그가 사라진 다음 그 결원 확정의 자리에 또 다른 이름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었다. 자료실의 자리들은 그렇게 한 번씩 옮아간 자리들이었을 것이다.

이름을 입력했다.

입력 완료를 단말이 받았다. '결원 확정 처리됨'이라는 한 줄이 떴다가 사라졌고, 양식이 닫혔다.

그리고 단말이 갱신됐다.

내일 자 명단이 다른 형식으로 다시 떴다. 첫 줄이 회사도 사람도 아니었다.

전문 한 통이 명단 위에 떠 있었다. 발신칸이 비어 있었다. 수신칸도 비어 있었다. 본문칸에는 한 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 — 빈 전문이었다. 빈 전문이 내 단말에 도착해 있다는 사실만이 표시되어 있었다.

전임자의 단말에 전임자의 마지막 시각에 어떤 전문이 와 있었는지 나는 그의 일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 전문도 발신칸이 비어 있었다.

빈 발신칸의 전문은, 내가 적어야 하는 전문이었다.

빈 전문은 단순한 빈 양식이 아니었다. 명단이 회사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자리로, 자리에서 시스템 양식으로 단위를 내려오는 동안, 어느 순간 단위가 — 빈칸 그 자체가 — 되었다. 무엇을 적어 넣어야 하는 양식인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빈칸은 다만 — 다음 줄이 비어 있고, 그 비어 있음을 적어 넣을 자가 나라는 것만 — 알리고 있었다.

손이 그 양식에 닿는 순간 무엇이 적힐지를 나는 본 적이 없었다. 전임자의 일지에 그가 무엇을 적었는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그가 적은 다음 그는 사라졌고, 그가 사라진 다음 자료실에 한 자리가 결원으로 남았다. 그 한 자리가 오늘 내 입력으로 결원 확정이 됐다. 다음 한 자리는 어디인가 — 양식이 묻고 있었지만 양식 자체에 답이 적혀 있지 않았다.

내일 자 명단을 켜기 전에 — 명단보다 먼저 — 그 빈 전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