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서른날. 첫 줄을 다시 읽었다.
아홉 시 십 분에 합철본을 꺼냈다.
표지를 열면 목차가 아니다. 한 줄이 먼저 있다.
정월 이틀에 읽은 줄이다. 그날 이 방에 와서 그 줄을 읽었다.
일곱 달 만에 다시 읽는다.
아홉 시 이십 분에 소리 내지 않고 한 자씩 읽었다.
이 묶음을 다음에 이 줄을 읽는 사람에게 넘긴다고 되어 있다.
이름이 없다.
날짜도 없다. 넘긴 사람을 적는 자리도 없다.
글씨를 보았다. 받침을 붙여 쓴 손이다.
앞 사람의 손이다. 내 손이 지금 그렇게 쓴다.
아홉 시 삼십 분에 열람 기록을 열었다.
정월 이틀에 내 계정으로 한 번 열렸다.
오늘 또 열렸다.
그사이에도 열렸다. 일곱 달 동안 여섯 번이다.
여섯 번 중 둘이 내 계정이다. 넷은 발행처 경로로 들어온 쪽이다.
아홉 시 오십 분에 그 넷의 날짜를 적었다.
이월 열하루. 사월 열엿새. 오월 스무이틀. 유월 초하루다.
뒤의 셋을 지난달에 세어 둔 것과 맞췄다.
두 번 적어 어긋난 날 셋이다. 갈고리가 없는 그 세 날이다.
날짜가 같은 것을 적을 칸이 조회 기록에 없다.
여백에 적었다. 여든여덟이다.
열 시 오 분에 그 넷이 누구인지 찾았다.
경로만 남는다. 들어온 쪽을 적는 칸이 조회 기록에 없다.
읽은 사람의 수는 여섯이다. 읽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둘이다.
열 시 십 분에 그 줄을 다시 보았다.
다음에 읽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여섯 번이 읽혔으면 여섯이 다음에 읽은 사람이다.
하나가 아니다.
열 시 이십 분에 인계 서식을 폈다.
다섯째 칸이 받는 이다.
영문 여덟 자가 있고 별지에 내 성명이 있다.
받는 이 칸에 든 것과 첫 줄이 가리키는 것이 같은지 찾았다.
두 서식을 잇는 항목이 없다.
같다고 적을 칸이 없고 다르다고 적을 칸도 없다.
여백에 적었다. 여든아홉이다.
열한 시에 읽기 전과 읽은 뒤가 달라졌는지 보았다.
줄은 그대로다. 글자 수가 같다.
달라진 것은 열람 기록이다. 여섯에서 일곱이 되었다.
읽으면 줄이 정해지는지 묻고 싶었다.
줄은 정해지는 쪽이 아니다. 세어지는 쪽이 늘었다.
한 시에 오늘 자를 적었다.
합철본 제일행을 열람했다고 적었다.
적고 나서 손을 멈췄다.
이 일지가 여섯째 종번이다. 여섯째 종번이 한 벌 안에 있다.
한 벌의 첫 줄을 읽은 기재가 한 벌 안으로 들어갔다.
한 시 이십 분에 다음에 읽는 사람이 무엇을 읽는지 셌다.
첫 줄을 읽는다. 그 아래 목차를 읽는다.
여섯째 종번을 열면 오늘 자가 있다.
오늘 자에는 내가 첫 줄을 읽었다고 적혀 있다.
다음에 읽는 사람은 첫 줄과 첫 줄을 읽은 기록을 같이 읽는다.
한 시 삼십 분에 첫 줄 아래에 한 줄을 더 쓸 수 있는지 보았다.
여백이 있다. 한 줄이 들어간다.
넘기는 사람이 줄을 더하는 요령이 없다.
더하지 말라는 요령도 없다.
한 시 사십 분에 그것이 자료인지 보았다.
한 벌에 든 것은 다 자료다. 종번이 붙어 있다.
읽은 것을 적으면 그것도 자료다.
읽는 일과 자료가 되는 일 사이에 날이 없다.
작년 섣달에 앞 사람이 그 날이 없어졌다고 적었다. 나는 그 기재를 사월에 읽었다.
한 시 오십 분에 미등록 보관분을 꺼냈다.
열두 면이다. 유월부터 그대로다.
종번이 없다. 한 벌에 들지 않는다.
그 열두 면을 읽었다고 일지에 적혀 있다.
읽은 기재는 자료가 되었고 읽힌 것은 자료가 아니다.
두 시에 끝 장을 폈다.
한 벌의 마지막 장이다.
아래에 열 자가 있다.
우리는 조금 더 보고 있다.
그 아래가 비어 있다. 두 줄이다.
작년 섣달에 앞 사람이 비워 둔 두 줄이다.
두 시 삼십 분에 상자를 열었다.
물건 일곱이다. 자국 일곱이다. 오백스물두째다.
여섯째 칸이 만천삼백셋이다. 한 벌 줄이 어제 백쉰 번 열렸고 발행처 경로가 백넷이다.
오른쪽 자료가 칠백아흔네 장이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구년 팔월 스무여드레다. 오백서른아홉째 장 셋째 줄은 이백열나흘째 비어 있다. 다섯째 묶음 원본은 백일흔일곱 장이고 오백아흔이틀째 늘지 않았다.
세 시에 수발신 대장을 폈다.
열두째 면은 오지 않았다. 여든한 날째다.
본사도 아직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 쉰아홉 날째다.
세 시 이십 분에 소장처 문의를 꺼냈다.
회신 기한이 한 달 남았다.
묻는 항목이 셋이다. 발행 여부와 발행 연도와 편자다.
세 시 사십 분에 셋을 차례로 보았다.
발행 여부는 신청하면 정해진다.
발행 연도는 신청한 해가 된다.
편자는 목록에 칸이 있다.
그 칸이 비어 있다.
네 시에 그 칸을 보았다.
비워 두면 답할 수 없다. 채우면 답할 수 있다.
근거는 없다.
작년 사월에 앞 사람이 같은 칸에 제 이름을 넣었다. 그 칸은 이 방의 편자 칸이다.
네 권의 편자 칸은 넷 다 비어 있다.
네 시 이십 분에 첫 줄을 한 번 더 읽었다.
다음에 이 줄을 읽는 사람에게 넘긴다고 되어 있다.
넘길 것을 적는 칸은 있다. 넘길 사람을 적는 칸이 없다.
한 달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