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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사본

The Copy That Split

  • 3,697자
  • ~10분

오월 스무이틀. 내가 옮겨 적었다.

아홉 시 십 분에 수발신 대장을 폈다.

열두째 면은 오지 않았다. 열하루째다.

예고한 날짜가 지나고 열하루가 지났다.

대장의 수신 칸에 그 열하루 동안 다섯째 번호가 없다.

아홉 시 이십 분에 대조 요령을 찾았다.

전사본과 원본을 대조하는 요령은 있다. 원본이 없을 때의 요령이 없다.

전사본끼리 대조하는 요령도 없다.

열하루 동안 요령을 찾았고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아홉 시 사십 분에 종이를 꺼냈다.

없는 요령을 기다리기보다 한 번 옮겨 적기가 빠르다고 적었다.

근거는 없다. 안 적으면 걸리지 않는다.

적기로 했다.

열 시에 갑의 제팔 면을 펴 놓고 옮겨 적기 시작했다.

한 자씩 보고 한 자씩 적었다. 줄을 세며 적었다.

열한 시 이십 분에 끝났다.

자수를 셌다. 갑이 사백여섯 자다. 내 것이 사백여섯 자다.

한 시간 이십 분 동안 눈을 뗀 적이 없다.

열한 시 삼십 분에 두 장을 나란히 놓고 한 자씩 맞췄다.

한 자가 다르다.

심도 칸이다.

갑은 열넷이다. 내 것은 열여섯이다.

열한 시 사십 분에 내 글씨를 보았다.

내 손으로 쓴 획이다. 눌러 쓴 자리까지 내 것이다.

열넷을 적은 기억이 있다. 종이에는 열여섯이 있다.

지운 자리가 없다. 고쳐 쓴 자리가 없다.

한 번에 적은 글씨다.

잉크가 한 자만 다를 수 있는지 보았다. 같은 펜이다. 같은 색이다.

종이를 바꿔 끼울 사람이 없다. 열한 시 삼십 분까지 이 방에 나 혼자 있었다.

의자를 셌다. 하나다.

열두 시 이십 분에 다른 면을 옮겨 적었다.

제구 면이다. 중복이 없는 면이고 숫자가 셋 들어 있다.

열두 시 오십 분에 끝났다. 한 자씩 맞췄다.

삼백아흔두 자가 다 같다. 숫자 셋도 같다.

내 손이 늘 어긋나지는 않는다.

한 시에 다시 옮겨 적었다.

이번에는 을의 제팔 면을 폈다. 을은 열다섯이다.

두 시 십 분에 끝났다. 자수가 사백여섯이다.

심도 칸이 열일곱이다.

두 시 이십 분에 네 장을 적은 순서로 늘어놓았다.

칠십팔년 삼월의 갑. 같은 달의 을. 오늘 오전의 내 것. 오늘 오후의 내 것.

열넷.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옮긴 순서와 값의 순서가 같다.

하나씩이다.

두 시 사십 분에 넘겨받은 칸을 폈다.

정월에 다섯 칸을 받았다. 넷째 칸은 사월에 처음 적었다.

다섯 칸의 표제를 다시 읽었다. 첫째가 여기까지 한 것이고 둘째가 다음에 올 것이다.

셋째를 여태 읽지 않았다. 넷째가 기억에 없는 기재다. 다섯째가 받는 이다.

둘째 칸에 소재 확인이 들어 있다. 셋째 칸에는 아무 건도 들어 있지 않다.

셋째 칸은 아직 아무것도 적지 않은 칸이다.

표제를 읽었다.

셈이 안 맞는 자리라고 되어 있다.

그 아래에 한 줄이 더 있다. 옮겨 적은 것이 본과 어긋나면 어긋난 쪽을 사본으로 적는다고 되어 있다.

앞 사람의 글씨다.

세 시에 셋째 칸의 날짜를 보았다.

그 한 줄을 처음 적은 날이 작년 사월이다. 칸은 시월 그믐에 생겼고 한 줄은 그때 일지에서 옮겨 왔다.

내가 이 방에 온 것은 정월 이틀이다.

이 칸을 정월에 받았고 오늘 처음 폈다.

겪기 전에 받은 요령이다.

세 시 이십 분에 요령대로 적어 보았다.

내 것 둘이 어긋났으니 내 것 둘이 사본이다.

을은 갑과 어긋났으니 을도 사본이다.

갑은 원본과 어긋났는지 볼 것이 없다.

넷 중 셋이 사본이고 하나는 모른다.

원본을 적는 칸이 셋째 칸에 없다.

사본으로 적은 뒤에 그것을 어떻게 하라는 줄도 없다.

버리라고도 보관하라고도 되어 있지 않다. 사본이 몇이 되었는지 세는 칸도 없다.

적는 요령만 있고 적은 다음의 요령이 없다.

세 시 사십 분에 여섯째 종번을 꺼냈다.

앞 사람이 처음 옮겨 적은 날을 찾았다. 작년 사월 아흐레다.

그날 기재에 어긋났다고 되어 있다. 한 자라고 되어 있다.

열흘 뒤에 셋째 칸의 표제가 생겼다.

앞 사람은 겪고 나서 칸을 만들었다.

나는 칸을 받고 나서 겪었다.

네 시에 상자를 열었다.

물건 일곱이다. 자국 일곱이다. 사백쉰세째다.

여섯째 칸이 구천이백서른셋이다. 한 벌 줄이 어제 백서른두 번 열렸고 발행처 경로가 아흔하나다.

오른쪽 자료가 칠백스물다섯 장이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구년 유월 스무날이다. 오백서른아홉째 장 셋째 줄은 백마흔닷새째 비어 있다. 다섯째 묶음 원본은 백일흔일곱 장이고 오백스물사흘째 늘지 않았다.

네 시 십 분에 소재 확인 회신 기한을 셌다.

열흘 남았다. 확인한 것이 없다.

오늘 한 일은 전사 넷이다. 회신 서식에 전사를 적는 칸이 없다.

네 시 이십 분에 미등록 보관분을 묶었다.

열한 면이었다.

내 것 둘을 넣으면 열세 면이다.

내 것 하나만 넣었다. 저본이 갑인 쪽이다.

묶음이 열두 면이 되었다.

네 시 사십 분에 묶음 표지에 면수를 적었다.

열둘이라고 적었다.

표지를 덮고 다시 폈다. 열둘이다.

예고는 열두째 면이 온다고 했다.

열두째 면은 오지 않았다. 묶음은 열두 면이다.

내 손으로 적은 것이 그 자리에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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