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열하루. 자국이 일곱이 되었다.
아홉 시 십 분에 통보를 읽었다.
연례 실사다. 작년 시월에도 있었다.
보관 물품의 수와 압인 흔적의 수를 적어 보내라고 되어 있다.
자국을 세라는 말이 서식에 처음 들어왔다.
아홉 시 사십 분에 상자를 열었다.
늘 다섯 시에 여는데 오늘은 아침에 열었다.
노트를 꺼냈다. 전임자 노트다.
뒤표지에 자국이 있다.
세었다.
일곱이다.
열 시에 일지를 뒤로 넘겼다.
어제 저녁에 여섯이라고 적었다.
여덟 달 동안 여섯이라고 적었다. 한 장도 다른 수가 없다.
열 시 이십 분에 일곱째를 보았다.
여섯째 아래에 있다.
인주가 없다. 글자가 안 찍혔다. 테두리만 있다.
앞의 여섯도 그렇다. 여섯 다 테두리만 있다.
여태 무엇을 찍은 자국인지 몰랐다.
열 시 사십 분에 겹친 자리를 보았다.
일곱째가 여섯째와 반쯤 겹쳐 있다.
겹친 데는 눌린 결이 두 겹이다. 위에 있는 쪽이 새것이다.
위에 있는 쪽이 일곱째다.
열한 시에 날을 세었다.
물건은 이월 스무나흘에 일곱이 되었다.
오늘까지 이백서른 날이다.
지난 칠월 사례는 백이레였다. 두 배가 넘는다.
열한 시 사십 분에 순서를 적어 보았다.
칠월 사례에서는 자국이 먼저 생겼다. 물건이 백이레 뒤에 왔다.
그때 나는 자국이 앞선다고 적었다.
이번에는 물건이 먼저 왔다. 자국이 이백서른 날 뒤에 왔다.
순서가 뒤집혔다.
뒤집힌 것을 적을 칸이 없다.
열두 시 이십 분에 실사 서식을 채웠다.
보관 물품 일곱이다.
압인 흔적 일곱이다.
작년 실사에는 물품 여섯이라고 적었다. 그때는 흔적 칸이 없었다.
열두 시 오십 분에 물건 일곱을 하나씩 적었다.
사서의 장서 목록과 측량기수의 야장과 등대수의 물때 표와 전신수의 수발 대장이다. 넷이다.
김도경의 종이 묶음이 다섯째다.
전임자 노트가 여섯째다.
내 전산실 일지가 일곱째다.
여섯까지는 이 방에 있었고 일곱째는 이 방에서 생겼다.
한 시에 문구 있는 자국을 세었다.
넷이다. 넷 묶음의 끝 장에 열 자가 박혀 있다.
두 달 동안 넷으로 적어 왔다.
오늘도 넷이다.
한 시 이십 분에 문구 없는 자국을 세었다.
다섯째 묶음 끝 장에 하나다.
구월에 온 전기본 끝 장에 하나다.
노트 뒤표지에 일곱이다.
아홉이다.
두 달 전에는 일곱이었다.
한 시 사십 분에 일곱째를 창에 대 보았다.
테두리 안쪽에 아주 얕은 것이 있다.
획 같은 것이 몇 개다.
세어 보았다. 여덟인지 아홉인지 안 맞는다.
각도를 바꾸면 수가 달라진다.
글자인지 아닌지 가릴 셈이 없다.
두 시 십 분에 테두리 크기를 대 보았다.
넷 묶음의 인장을 노트 뒤표지의 일곱에 차례로 대 보았다.
일곱 다 테두리가 같다. 가로도 같고 세로도 같다.
같은 인장이다. 일곱 번 찍었다.
찍은 쪽이 일곱 번 같은 것을 들었다.
두 시 이십 분에 노트를 폈다.
빈 장이 한 장 남아 있다.
작년 섣달에 두 장 중 한 장이 채워졌다.
남은 한 장은 그대로다.
세 시에 실사 서식의 특이 사항 칸을 보았다.
세 줄이다.
물품 수와 흔적 수가 같아진 것이 부임 후 처음이라고 적었다.
두 줄이 남았다.
세 시 사십 분에 남은 두 줄에 무엇을 적을지 보았다.
여태 자국이 물건보다 적었다.
적으면 남은 자리가 있다는 뜻으로 읽었다. 넣을 데가 하나 남았다는 뜻으로 읽었다.
같아지면 남은 자리가 없다.
그것을 적을 칸이 특이 사항이 아니다. 특이 사항은 사실을 적는 칸이다.
읽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두 줄을 비우고 여백에 적었다.
네 시 반에 오른쪽 자료를 열었다.
오백두 장이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팔년 동짓달 초아흐레다.
내 일지도 오늘 오백두 장째다.
네 시 오십 분에 상자를 닫았다.
물건 일곱이다. 자국 일곱이다. 이백서른째다.
다섯 시에 여섯째 칸을 보았다.
삼천백마흔여덟이다.
다섯 시 십 분에 조회 기록을 뽑았다. 한 벌 줄이 어제 스물여덟 번 열렸다. 발행처 경로가 열넷이다.
다섯 시 반에 실사 서식을 봉했다.
봉하고 나서 노트 뒤표지를 다시 보았다.
자국이 일곱이다. 물건이 일곱이다.
물건 일곱 중 여섯은 남이 썼다. 일곱째는 내가 썼다.
다섯 시 사십 분에 자국을 다시 세었다.
일곱 중 여섯은 내가 오기 전에 있었다.
일곱째는 오늘 있다.
자국이 무엇을 세는지 요령에 없다.
이 방에서 요령에 없는 것은 여태 내가 정했다.
오늘은 정하지 않았다.
정하기 전에 일곱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