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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 적힌 사람

The One Copied Out

  • 3,938자
  • ~10분

구월 스무하루. 안 보낸 것이 밖에 있다.

아홉 시 이십 분에 넷째 봉투를 열었다.

앞의 셋보다 두껍다.

종이가 열두 장이다.

아홉 시 사십 분에 서식을 보았다.

전산실 일지 서식이다.

괘선 굵기가 같다. 칸 배치가 같다. 오른쪽 위 장 번호 자리가 같다.

장 번호가 이백열한째부터 이백스물두째까지다.

열 시에 내 일지의 그 장들을 꺼냈다.

구십구년 섣달 스무닷새부터 이천년 정월 초닷새까지다.

열 시 이십 분부터 열한 시까지 대조했다.

열두 장 중 열한 장이 같다.

글자가 같고 줄이 같다. 띄어쓰기도 같다.

숫자를 한 자씩 세어 맞췄다. 틀린 데가 없다.

열한 시 오 분에 열한 장이 같다는 사실을 적어 보았다.

여태 대조할 때마다 어긋난 데를 찾았다. 여덟 달 동안 어긋나지 않은 대조가 없다.

오늘은 열한 장이 안 어긋났다.

안 어긋나려면 글자를 다 옮겨야 한다. 한 장에 서른 줄이고 열두 장이다.

열두 장을 손으로 옮긴 사람이 밖에 있다.

열한 시에 필적을 보았다.

내 글씨가 아니다.

획이 끊기고 다시 긋는 데가 있다.

두 번 적어 맞추는 사람의 글씨다.

내 글씨의 성질과 같고 내 글씨가 아니다.

열한 시 사십 분에 남은 한 장을 보았다.

이백열일곱째 장이다.

구십구년 섣달 그믐이다.

내 원본의 그 장은 자정 항목으로 끝난다.

한 낱말이 적혀 있다. 대기다.

열두 시에 사본의 그 장을 보았다.

대기 아래에 한 줄이 더 있다.

칸 이름이 적혀 있다.

읽은 사람의 수다.

값이 일이다.

열두 시 반부터 한 시까지 그 칸이 언제 생겼는지 찾았다.

정월 하순이다.

옮겨 그린 칸이 다섯이었다. 하나를 더해 여섯이 되었다.

여섯째가 그 칸이다.

섣달 그믐에는 다섯이었다.

한 시에 그것을 한 줄로 적어 보았다.

없던 칸의 값이 그날 자리에 적혀 있다.

그날은 그 칸이 없었다. 값이 있을 자리가 없었다.

칸이 생긴 뒤에 그 자리를 만들어 적었다면 뒤에 적은 것이다.

뒤에 적은 것을 앞의 장에 적으면 그 장이 뒤의 것이 된다.

한 시 이십 분에 값이 일인 것을 보았다.

일이면 그날 읽은 사람이 하나다.

그날 자정에 이 방에 사람이 하나 있었다.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그 사람이 읽은 것을 그 칸이 셀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 칸이 없었다.

없는 칸이 세지 않은 것을 뒤에 생긴 칸이 하나로 적었다.

한 시 사십 분부터 두 시 이십 분까지 일지가 어떻게 밖에 나갔는지 찾았다.

일지는 외부 열람 대상이 아니다.

종번 육 신청은 팔월 스무나흘에 했다. 처리 예정일이 십일월 열이레다.

아직 목록에 없다. 화면에 안 뜬다.

두 시 이십 분에 나간 것을 다시 읽었다.

삼월 회신에 일지 문장이 없다. 팔월 회신에도 없다.

제팔란에 있는 것은 한 줄이다. 그 줄은 일지에 없다. 부기란에 적은 것이다.

나간 것 중에 일지 문장이 없다.

세 시에 이 방에 들어온 사람을 세었다.

삼층 사람이 하나다. 이월에 왔고 화면만 보았다.

청소하는 사람이 저녁에 온다. 일지는 서랍에 있다.

본사 실사가 작년 시월에 있었다. 그때는 이백열한째 장이 없었다.

세 시 사십 분에 서랍을 보았다.

자물쇠가 있다. 열려 있다.

열쇠는 하나고 내가 갖고 있다.

잠근 날을 일지에서 찾았다. 없다.

잠근 적이 없다.

네 시부터 네 시 이십 분까지 여덟 달을 되짚었다.

늘어난 것은 다 사본에 있었다.

그 사본은 내가 적었다.

오늘 것은 사본이고 내가 안 적었다.

옮겨 적는 쪽에 내 손이 아닌 손이 처음 들어왔다.

네 시 반에 오른쪽 자료를 열었다.

사백여든두 장이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팔년 시월 스무날이다.

내 일지도 오늘 사백여든두 장째다.

네 시 오십 분에 상자를 열었다.

일곱이다. 자국이 여섯이다. 이백열째다.

다섯 시에 여섯째 칸을 보았다.

이천칠백예순여덟이다.

다섯 시 십 분에 조회 기록을 뽑았다. 한 벌 줄이 어제 스물세 번 열렸다. 발행처 경로가 열하나다.

다섯 시 이십 분에 수증 등록을 했다.

넷째 건이다. 기증자란이 미상이고 확인자란이 내 성명이다.

물건 이름 칸에 무엇을 적을지 보았다.

전산실 일지 전기본이라고 적었다.

전기본은 있고 그 전기본의 원본이 이 방에 있다. 원본이 이 방에 있는 전기본을 이 방이 받았다.

다섯 시 반에 열두 장의 마지막을 보았다.

이백스물두째 장이다.

내 원본의 그 장은 아래쪽이 비어 있다.

사본의 그 자리에 자국이 있다.

다섯 시 사십 분에 그 자국을 창에 대 보았다.

인주가 없다. 글자가 안 찍혔다. 테두리만 남아 있다.

넷의 인장을 대 보았다. 테두리 크기가 같다.

사월에 다섯째 묶음 끝 장에서 같은 것을 보았다.

그때 그것은 오십 해가 넘은 종이였다.

이것은 아홉 달 된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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