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나흘. 공문이 없는 일을 시작했다.
아홉 시 이십 분에 열나흘 동안 찾은 것을 정리했다.
목록 서식에는 한 데 있다는 것을 적는 칸이 없다. 보관 위치란은 자료마다 따로 있고 같은 값이 들어 있어도 묶이지 않는다.
지침 제이십조에 합철 자료 등록 요령이 있다.
둘 이상의 자료를 한 벌로 묶어 하나의 자료 번호로 올릴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개별 번호는 종번으로 남는다고 되어 있다.
조건이 하나다. 자료 사이에 일관된 관계가 있을 것, 그리고 그 관계를 관계란에 적을 것이다.
열 시부터 열한 시까지 관계란에 무엇을 적을지 보았다.
셋을 적어 놓고 하나씩 지웠다.
같은 발행처라고 적을 수 없다. 발행처 칸이 넷 다 미상이다. 미상은 관계가 아니다.
같은 상자에 있다고 적을 수 없다. 요령에 동일 서가 소재는 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예시가 붙어 있다. 보관은 관계가 아니라고 되어 있다.
셋째는 적을 수 없다. 넷 다 옮겨 적으면 수가 불어난다는 것인데 그것을 적는 칸이 이 방에 없다. 열네 달 동안 없었고 오늘도 없다.
열한 시에 넷을 꺼내 끝 장을 폈다.
넷 다 마지막 장 아래에 한 줄이 박혀 있다. 인쇄가 아니라 인장이다. 안쪽 표지 인장과 다른 인장이고 글자가 열이다.
「우리는 조금 더 보고 있다.」
정월에 등록할 때 이것을 보았다. 그때는 발행처가 끝에 넣는 문구라고 적었다. 넷이 같은 문구를 쓰니 같은 데서 나왔다는 뜻이라고만 적었다.
오늘은 그것이 관계란에 들어가는지를 보았다.
들어간다. 물건에 있고 확인할 수 있고 넷에 다 있다.
열두 시 십 분에 이 일을 왜 하는지 적어 보았다.
물어 온 사람이 하나 있다. 어디서 더 볼 수 있느냐고 물었고 본실 보관이라고 답했다. 답이 나간 지 사흘이고 다시 온 것이 없다.
넷이 목록에 넷으로 있으면 하나를 본 사람이 나머지 셋을 못 본다. 화면에서 셋은 그 하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한 벌로 묶으면 하나를 연 사람이 다섯을 본다.
시킨 사람이 없다. 사월 계획에도 합철 이야기가 없다. 열람 대상을 늘리라는 말은 건수를 늘리라는 뜻이고 묶으면 건수가 준다.
내가 하려는 것이 본사 계획과 반대 방향이다.
열두 시 반에 다섯째 묶음을 꺼냈다.
표지가 없다. 종이 묶음이고 첫 장이 바로 본문이다.
끝 장이 백일흔일곱째다. 문장이 중간에 끊겨 있다. 아흔여섯 날째 그 자리에서 안 움직였고 오늘로 백열 날째다.
그 아래에 그 한 줄이 없다.
넷에는 있고 다섯째에는 없다.
한 시부터 두 시까지 다섯째를 어떻게 하는지 보았다.
빼면 넷이 한 벌이 된다. 넷은 이미 목록에 넷으로 있다. 묶어도 달라지는 것이 자료 번호 하나다.
넣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같은 상자는 근거가 아니다.
두 시에 다섯째 묶음의 끝 장을 창에 대 보았다.
눌린 자국이 있다.
인주가 없다. 글자가 안 찍혔다. 테두리만 남아 있다.
네 묶음의 인장을 대 보았다. 테두리 크기가 같다.
두 시 반부터 세 시까지 이것이 날인인지를 보았다.
요령에 날인의 정의가 없다. 인주가 있어야 날인인지 눌린 것으로 날인인지 적혀 있지 않다.
들면 다섯이고 안 들면 넷이다.
가를 것이 없으니 내가 가른다.
이월 스무나흘에 택하라는 말이 서식에서 왔다. 그때는 서식이 택하라고 했고 나는 택했다.
오늘은 그 말이 어디서도 안 왔다.
열다섯 달 동안 이 방에서 한 일은 다 앞에 공문이 있었다. 등록도 점검도 이관도 열람도 실사도 그랬다. 오늘 하려는 일 앞에는 아무것도 없다.
세 시부터 네 시까지 합철 신청서를 썼다.
칸이 여덟이다.
한 벌의 표제와 자료 번호가 있다. 종번 목록이 있다. 관계란이 있다. 총 장 수가 있다. 보관 위치가 있다. 발행처가 있다.
여덟째가 편자란이다.
표제를 적는 데 반 시간이 걸렸다.
넷의 표제는 다 그 사람이 한 일의 이름이다. 물때와 수심과 전문과 장서다. 다섯째는 표제가 없어서 정월에 내가 붙였다.
한 벌의 표제는 다섯을 다 덮어야 한다.
다섯이 무엇이 같은지를 다시 보았다. 다 센 것이고 다 적은 것이고 다 어긋난 것이다.
어긋난 것을 표제에 못 쓴다. 어긋났다는 사실이 이 방의 기록에 없다.
센 것을 적은 것이라고 적었다. 참이고 다섯에 다 맞는다.
맞는데 아무것도 안 적은 것과 같다. 세상의 기록이 다 그렇다.
지우고 다시 적었다. 프나코틱 문고 구본 오 건이라고 적었다.
발행처 이름을 표제란에 넣었다. 발행처란에는 못 적는 이름이다.
표제란에는 확인 절차가 없다. 아무 이름이나 들어간다.
들어가되 색인에는 안 걸린다. 발행처 색인은 발행처란만 읽는다. 적었는데 안 걸린다.
관계란에 동일 압인 문구 기재물이라고 적었다. 참이다.
총 장 수를 셌다. 백삼십과 백오십사와 백구십팔과 이백육과 백일흔일곱이다. 팔백예순다섯이다.
발행처란은 비웠다. 비우면 화면에서 미상이 된다.
네 시 십 분에 오른쪽 자료를 열었다.
삼백열두 장이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팔년 오월 초사흘이다.
내 일지도 오늘 삼백열두 장째다.
네 시 반에 상자를 열었다.
일곱이다. 자국이 여섯이다. 마흔 날째다.
다섯 시에 여섯째 칸을 보았다.
사백스물아홉이다.
다섯 시 십 분에 신청서를 올리려고 했다.
편자란이 비어 있다.
필수란이다. 비우면 접수가 안 된다.
발행처란은 비워도 접수가 됐다. 비운 채로 이월 열닷새에 올라갔고 오십 날째 미상으로 떠 있다.
편자란은 비우면 안 걸린다.
비워서 안 걸리는 칸과 비워서 걸리는 칸이 한 서식에 같이 있다.
다섯 시 이십 분에 편자란의 요령을 찾았다.
한 벌로 엮은 사람을 적는다고 되어 있다.
이 한 벌을 엮은 사람은 하나다.
내일 그 칸에 적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