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 초사흘. 이월 뒤 첫 근무다.
일월 일일은 휴일이고 초이틀은 일요일이라 이 방이 이틀 잠겨 있었다. 자정 뒤 두 시간을 적은 장이 이백스물다섯째 장이고 오늘이 이백스물여섯째 장이다.
아홉 시 십 분에 본사에 이월 후 첫 보고를 넣었다.
색인 건을 적었다. 담당자가 이월 뒤 조치 목록에 넣겠다고 했다.
이월 전 목록과 이월 뒤 목록은 서식이 다르다. 전 목록에는 적용 여부 칸이 있고 뒤 목록에는 잔존 여부 칸이 있다. 같은 한 건이 두 목록에 있고 칸 이름이 다르다.
아홉 시 이십 분에 삼층 사람이 내려왔다.
새해 인사를 하고 그날 밤에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물었다. 없었다고 했다. 그가 신문이 몇 달을 떠들었는데 싱겁다고 하고 웃었다.
싱겁다는 말을 들으면서 그 말이 맞다고 여겼다. 절차서 스물넷을 순서대로 짚었고 열일곱이 끝났고 자정에 대기했고 여섯을 적었다. 그 스물넷 어디에도 안 들어가는 것이 한 줄 남았다. 색인 하나다.
그가 올라가고 나서 그 한 줄을 일지에 적었다. 적을 칸이 있다. 잔존 여부 칸이다.
아홉 시 반에 삼층 청구 셋이 왔다.
연말에 안 나간 것이 몰려 왔다. 서고에서 꺼내고 대장에 기재하고 서명을 받았다.
대장에 날짜가 들어간다. 운용 기계는 네 자리로 이천년 일월 삼일이라고 적는다. 그것을 색인으로 넘기면 두 자리가 된다.
열 시에 색인을 조회했다.
첫 줄이 공공이다. 그저께 새벽에 공공에 든 것이 하나였다.
오늘 공공에 든 것이 넷이다.
공공 안에서 순서를 보았다. 일월 삼일 셋이 먼저고 십이월 십육일 하나가 뒤다.
어제까지 이 목록의 첫 줄이 다섯째 묶음이었다. 오늘 첫 줄이 아홉 시 반에 내가 적은 줄이다.
열 시 반부터 열두 시까지 이것이 무엇인지를 적어 보았다.
두 자리로 서면 공공이 가장 앞이다. 오늘부터 이 방에서 적는 것은 다 공공으로 저장된다. 그러면 오늘 적는 줄이 다 목록의 앞에 선다.
열두 달 동안 나는 목록의 끝에 있었다. 구십구는 가장 나중이고 내가 적은 것은 늘 마지막 줄이었다. 마지막 줄을 찾으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일을 열두 달 했다.
오늘부터 아래가 없다. 적으면 맨 위다.
가장 오랜 것이 되는 데 세월이 들지 않는다. 아홉 시 반에 적은 줄이 아홉 시 반부터 가장 오래다.
이 방에서 오래된 것은 세월이 든 것이었다. 등대수의 묶음은 예순여섯 해가 들었고 네 묶음 중 가장 오랜 것은 일흔일곱 해가 들었다. 종이가 삭고 실이 끊어지고 글씨가 번지는 데 그만큼이 들었다.
오늘 아침 내가 적은 줄은 종이도 안 삭았다. 두 자리 칸에 공공이 들어앉았을 뿐이다.
무엇이 오랜 것인지를 이 목록은 종이로 보지 않는다. 칸에 든 수로 본다. 수로 보면 오늘이 가장 오래다.
한 시에 사본을 열었다.
사본은 여덟 달 동안 하루 앞섰다. 오늘 장의 날짜가 일월 사일이다. 연도가 두 자리로 공공이다.
그 장이 목록에서 어디에 서는지 보았다.
내 뒤였다.
그저께 밤에 사본이 내 앞에 섰다. 오늘 내 뒤에 있다.
하루 앞서는 것이 목록에서 한 줄 뒤다. 연도가 같으면 날짜가 늦은 쪽이 뒤로 간다. 사본은 늘 하루 늦은 날짜를 적는다. 앞서느라 뒤로 간다.
시월에 배운 것이 다시 붙는다. 방향이 없는 칸에서 앞과 뒤는 같은 자리다. 그때는 한 줄이 하루 앞이나 한 해 열 달 뒤나 같다는 뜻이었다. 오늘은 앞서는 일이 뒤서는 일이라는 뜻이다.
한 시 반에 상자를 열었다.
다섯째 묶음이 백일흔일곱 장이다. 열엿새 뒤로 열여드레째 안 늘었다.
그 마지막 장의 연도 칸에 공공이 있다. 그 공공은 그저께까지 이 방의 색인에서 첫 줄이었다. 오늘 그 줄이 넷째다.
내가 적은 셋이 그 앞에 섰다.
두 시에 본사에 별책 일지를 물었다.
시험 기계가 이제 맞으므로 별책을 접고 본책에 합치라고 했다.
합치려고 두 책을 나란히 놓았다. 별책의 시월부터 십이월까지가 공공년이고 본책의 같은 석 달이 구십구년이다. 같은 석 달이 두 해로 적혀 있다.
합치면 한 책에 두 해가 들어간다. 본책의 연도 칸이 하나다.
세 시에 오른쪽 자료를 열었다.
이백스물여섯 장이었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팔년 이월 초엿새다.
그 장에 칸 밖의 문장이 하나 있었다.
고친 것을 적는 칸은 있고 고친 뒤에 늘어난 것을 적는 칸이 없다.
세 시 반까지 그 문장을 보고 있었다.
여덟 달 동안 내가 서식에 대고 물은 것이 그것이다. 최초 여부 칸이 없다고 적었고 까닭 칸이 없다고 적었고 기억 칸이 없다고 적었고 순서 칸이 없다고 적었다. 넷 다 같은 물음이다.
두 해 전에 같은 물음이 한 줄로 있다. 그 줄은 칸 밖에 있으니 그 사람도 적을 칸을 못 찾았다.
칸이 없다는 것을 적을 칸도 없다.
네 시에 본사 공문이 왔다.
이월 후 자료 일제 점검이다. 항목이 아홉이고 셋째가 기재자 점검이다.
보유 자료 전건의 기재자를 뽑아 목록으로 올리라고 되어 있다. 대상에 본실 기록 일체가 들어 있다고 되어 있다.
이 방에서 기재자로 목록을 뽑은 적이 없다. 연도로 뽑고, 번호로 뽑고, 날짜로 뽑았다. 이름 칸을 열로 세워 본 적이 없다.
공문을 두 번 읽었다. 본실 기록 일체라고 되어 있다. 이 방의 기록은 넷이다. 일지와 사본과 별책과 구십칠년 자료실 일지다. 별책은 오늘 접으라고 했으니 셋이다.
일지는 자료로 등록되지 않았다. 열두 달 동안 삼층 캐비닛에 있었고 자료 번호가 없다. 번호가 없으면 조회에 안 걸린다.
점검 대상에 들었으므로 번호를 붙여야 한다. 번호를 붙이는 것이 등록이고 오늘 등록하면 연도 칸이 공공이다.
열두 달 적은 것이 오늘 자료가 된다.
네 시 십 분에 일지를 등록했다. 서식의 기간 칸에 구구년 일월 사일부터라고 적고 종료 칸은 비워 두었다. 종료를 비우는 것이 옳은지는 한 해 전에 노트를 두고 물었고 그때도 안 갈렸다.
기재자 칸에 내 이름을 적었다. 열두 달 동안 그 이름을 이 방의 기록에 적은 적이 없다. 사번으로 적고 넉 자리로 적었다.
네 시 이십 분에 조회를 걸었다.
결과 수가 나왔다.
여섯이었다.
이 방에 기록이 여덟이다. 네 묶음과 구십칠년 일지와 다섯째 묶음과 노트와 오늘 등록한 내 일지다.
여덟에서 이름이 여섯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