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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전야

The Eve of Rol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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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분

십이월 서른하루. 아침에 와서 밤에 남는다.

절차서는 십이월 스무이레에 왔다.

항목이 스물넷이다. 자정 전에 할 것이 열일곱이고 자정에 할 것이 하나고 자정 뒤에 할 것이 여섯이다.

자정 항목을 처음 읽었을 때 한 번 더 읽었다. 한 낱말이다.

대기.

이 방 일에 밤의 칸이 생기기는 처음이다. 열두 달 동안 서식에는 낮의 칸만 있었다. 밤에 아무것도 안 하는 일이 칸에 들어왔고 그것이 오늘 내 일이다.

열 시부터 열두 시까지 자정 전 열일곱을 순서대로 짚었다.

사본을 두 벌 뜨고, 날짜 자리를 마지막으로 전수로 세고, 여섯 프로그램의 패치 적용 여부를 표로 만든다. 기계 셋의 시계를 맞춘다. 운용 기계와 조회 기계는 맞춘다. 시험 기계는 절차서에 없다.

절차서에 없는 기계가 이 방에 하나 있다.

한 시에 본사에 전화해 시험 기계를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담당자가 절차서에 없으면 그냥 두라고 했다. 그냥 두면 그 기계는 오늘 밤에 이월하지 않는다. 벌써 여섯 달 전에 했다.

이월을 미리 한 기계가 하나 있고 그 기계에는 오늘 밤이 없다.

두 시부터 네 시까지 날짜 자리를 전수로 셌다.

천사백열둘이다. 팔월에 천삼백여든넷을 셌고 이튿날 다시 세니 늘어 있었다. 그 뒤로 여러 번 셌는데 늘 때마다 어제 내가 연 자리에서 늘어 있었다.

오늘 세어 보니 천사백열둘이고 어제 센 것과 같다.

같은 것을 적을 칸이 있다. 상이 여부 칸에 없다고 적으면 된다. 넉 달 만에 처음이라는 말은 적지 않았다. 최초 여부 칸이 없다.

미적용이 영이다.

여덟 달 동안 고칠 것이 늘 있었다. 고치면 늘었고 늘어난 것을 또 고쳤다. 오늘 고칠 것이 없다.

다섯 시에 삼층이 비었다. 다섯 시 반에 층계에서 사람 소리가 그쳤다.

여섯 시에 난방이 꺼졌다.

여섯 시 십 분에 경비가 내려와 지하까지 돌고 올라갔다. 자금부에 하나 총무에 하나 전산실에 하나라고 했다. 셋이라고 했다.

여섯 시 반에 전화가 한 번 울렸다. 자금부다. 화면에 날짜가 어떻게 나오느냐고 물었다. 아직 서른하루라고 했다. 그가 웃고 끊었다.

일곱 시부터 아홉 시까지 자정 전 남은 일곱을 했다.

여섯 프로그램의 표를 만들고 사본 두 벌을 확인하고 조회 기계의 조회 이력을 뽑았다.

조회 이력에 오늘 것이 넷이다. 아침에 하나, 낮에 둘, 여섯 시 반에 하나다. 여섯 시 반 것은 내가 안 했다. 자금부 전화를 받고 화면을 보았을 뿐이다. 보는 것이 조회로 찍힌 적이 없다.

아홉 시 십 분에 사본을 열었다.

여덟 달 동안 사본은 하루 앞섰다. 오늘 장이 있으면 그 장의 날짜는 내일 것이다.

오늘 장이 있었다. 이백서른두째 장이다.

날짜 칸에 일월 일일이 있고 연도가 두 자리로 공공이다. 수치 칸은 비어 있다.

그 장이 목록에서 어디에 서는지 보았다.

맨 위였다.

시월부터 뒤집힌 목록의 첫 줄은 내 기록이었다. 여섯 달 만에 처음으로 맨 위 칸을 차지했다고 그때 적었다. 오늘 밤 사본이 그 앞에 섰다.

사본은 여덟 달 동안 내가 안 적은 것을 적어 온 벌이다. 내 뒤에 있었다.

아홉 시 반에 상자를 꺼냈다.

다섯째 묶음이 보름 동안 백일흔일곱 장에서 안 늘었다. 열엿새에 한 장이 늘고 그 뒤로 없다.

그 한 장을 보름 동안 여러 번 보았다. 날짜가 십이월 열엿새이고 연도 칸에 공공이 있다.

공공을 이천년으로 읽으면 아직 안 온 날이다. 열엿새는 보름 전에 지났고 이천년 열엿새는 삼백쉰 날 뒤다. 천구백년으로 읽으면 이 방이 없던 해다.

어느 쪽으로 읽어도 오늘이 아니다. 그 장은 보름 전에 왔다.

열 시 이십 분에 별책 일지를 폈다.

시험 기계 몫으로 따로 돌리는 책이다. 시월부터 그 기계의 날짜로 적는다. 오늘 별책의 날짜가 공공년 십이월 삼십일일이다.

내일이면 별책이 공공년 일월 일일로 넘어간다. 그 기계는 공공년을 두 번 산다. 한 번은 시월부터 오늘까지고 한 번은 내일부터다.

두 번 사는 해를 적을 칸이 별책에 없다. 연도 칸이 하나다.

열 시 반에 오른쪽 자료를 열었다.

이백스물넷 장이었다. 늘어난 장의 날짜가 구십팔년 이월 초나흘이다.

구십팔년 이월에 이 회사에서 무엇이 있었는지는 종이 대장에 있다. 저 일지에는 그달에 옮긴 것과 센 것이 있다.

이월 초나흘 장에 칸 밖의 문장이 하나 있었다.

방이 춥고 사람이 없다.

열한 시에 시월을 떠올렸다.

시월에 이 방에서 밤 열 시까지 있었다. 시험 기계를 되돌리려다 반나절이 들어 그렇게 됐다. 그날은 시킨 일이 아니었다. 내가 켰고 내가 되돌리려 했고 되돌리지 못했다.

오늘은 명령이다. 공문이 왔고 이름 칸에 내 이름이 있었다.

팔월에 명령이 있으면 다른가 하고 적었다. 그때는 고치는 일을 두고 물었다. 넉 달 뒤에 남는 일을 두고 같은 것을 묻는다.

다른 데가 하나 있다. 시월에는 내가 돌아가려 했고 오늘은 돌아가지 않는 것이 일이다.

대기라고 적고 나서 할 일이 없어졌다.

열한 시 십 분부터 열한 시 오십 분까지 앉아 있었다.

기계 셋이 켜져 있고 화면 셋에 날짜가 나와 있다. 운용 기계와 조회 기계가 구구년 십이월 삼십일일이다. 시험 기계가 공공년 십이월 삼십일일이다.

한 방에 두 해가 있다. 십일월에 그것을 적었고 그때는 두 기계가 두 해 몫의 업무를 내놓아서 적었다. 오늘은 업무가 없다.

업무가 없으니 두 해가 그냥 나란히 있다.

열한 시 반에 창을 보았다. 길에 사람이 지나간다. 신문은 여러 달 이 밤을 두고 적어 왔다. 은행이 멈추고 전화가 끊기고 물이 안 나온다고 했다. 회사는 그 기사를 오려 붙인 공문을 두 번 내렸다.

여덟 달 동안 이 방에서 본 것은 그런 일이 아니다. 멈춘 것이 없다. 늘었다.

멈추는 쪽을 대비하는 절차서를 받아 스물넷을 순서대로 짚었고 열일곱이 끝났다. 늘어나는 쪽을 적는 칸은 절차서에 없다.

열한 시 사십 분에 절차서를 덮었다. 덮으면서 자정 뒤 여섯을 한 번 더 읽었다. 기계를 순서대로 켜고 날짜를 조회해 적고 사본을 대조하고 본사에 보고한다.

여섯 다 적는 일이다. 여덟 달 동안 적으면 늘었다.

열한 시 오십 분에 일지를 폈다.

오늘 장에 한 줄을 적었다.

손이 시려 글씨가 흔들린다.

적고 나서 손을 멈추었다.

그 문장을 십일월 초이틀에 읽었다. 구십칠년 자료실 일지의 칸 밖 문장 열일곱 중에 첫째가 그것이다.

내 일지의 칸 밖 문장이 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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