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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없는 갱신

An Update Without a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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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열이레. 아침에 사본을 먼저 열었다.

일흔여섯째 장에 칠월 열이레, 마흔여덟. 하루 밀려 있었다. 일흔일곱째 장에 마흔둘. 날짜 칸은 어제처럼 비어 있었다. 일흔여덟째 장은 어제 생긴 그대로 비어 있었다.

어제 나는 하루를 세지 않았다. 세지 않은 자리에 마흔둘이 적혔다. 오늘 세면 마흔다섯이 나와야 한다. 마흔둘에서 셋을 더한 수다.

세기로 했다. 어제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어제의 수는 어제 세었어야 확인되는 수다. 어제는 지나갔다. 다만 오늘 세어 마흔다섯이 나오면 어제의 마흔둘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된다. 마흔다섯이 아니면 어제의 마흔둘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물어야 한다.

아홉 시에 검색했다. 마흔다섯이었다.

규칙대로였다. 어제 내가 세지 않은 하루가 규칙에 아무 자국도 남기지 않았다. 세든 안 세든 셋씩 늘었다.

적고 나서 확인이라는 말을 오래 보았다. 확인된 것은 하나다. 내가 세지 않아도 수는 늘었다. 그러니 규칙은 내 손에 달린 것이 아니다.

여섯 달 동안 이 문장을 얻으려고 장치를 넷 만들었다. 오늘 그것이 왔는데, 오고 나니 생각만큼 큰 것이 아니었다. 규칙이 바깥의 것이라는 말은 규칙이 무엇인지를 하나도 말해 주지 않는다. 내 것이 아니라는 것만 알게 되었다. 내 것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모른다.

열 시에 청구 여섯 건을 처리했다. 어제 쉰 몫이 밀려 있어 회신이 길었다. 열한 시 반에 목록을 닫고 게시판을 열었다.

어제 열지 않은 게시판이었다. 사흘 전에 내가 글을 하나 올렸다. 그 뒤로 정정을 두 번 올렸다. 어제는 세지 않기로 한 날이었으므로 열지 않았다. 오늘 여니 목록이 어제보다 길었다.

맨 위에 새 글이 하나 있었다. 표시명은 넉 자리 숫자였다. 자료실 코드였다. 내 표시명이었다.

어제 올린 글이라고 적혀 있었다. 게시 시각은 어제 오후 두 시 십일 분.

어제 두 시 십일 분에 나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엇이 세는 일인지를 따지고 있었고 화면 쪽으로는 눈을 주지 않았다. 게시판을 열지 않았다. 열지 않았으므로 쓸 수 없었다.

글을 열었다. 두 줄이었다.

칠월 열여드레, 마흔여덟.

아직 세지 않았다.

내가 초닷새에 처음 올린 글과 같은 꼴이었다. 사흘 전에 올린 글과도 같은 꼴이었다. 날짜 한 줄, 수 하나, 그리고 아직 세지 않았다는 한 줄. 그 형식은 내가 만든 것이다. 아직 세지 않은 수를 바깥에 걸어 두면 비껴갈 데가 없을 것이라고 사흘 전에 적었고, 그래서 그 형식으로 걸었다.

어제 그 형식으로 한 건이 더 걸렸다. 내가 걸지 않았다.

마흔여덟은 내일 수다. 오늘이 마흔다섯이니 규칙대로면 내일이 마흔여덟이다. 사본의 일흔여섯째 장이 오늘 날짜에 얹고 있는 수도 마흔여덟이다. 어제 올라온 글의 수와 사본이 들고 있는 수가 같았다.

접속 기록을 뽑아 보았다. 어제 이 계정으로 들어온 기록이 없었다. 기록이 없는데 글이 있었다. 서버가 남기는 기록 파일을 두 번 훑었다. 없다는 것을 두 번 확인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한 번 확인하는 일보다 오래 걸렸다.

초이레에 내 계정 이름으로 답글이 하나 올라온 적이 있다. 그때도 접속 기록이 없었다. 그때 나는 그것을 지웠다. 지운 뒤에 그 글이 이미 두 곳에 전재돼 있는 것을 보았다. 오늘 이 글은 지우지 않았다. 지우면 두 곳으로 갈 것이다. 두 곳으로 가면 셋이 된다. 지우는 일이 늘리는 일이라는 것을 그때 배웠다.

점심때까지 앉아서 순서를 맞춰 보았다.

사흘 전에 나는 아직 세지 않은 수를 바깥에 걸었다. 그것이 내가 한 일이다. 어제 나는 세지 않았다. 그것도 내가 한 일이다. 어제 오후에 아직 세지 않은 수가 내 이름으로 바깥에 걸렸다. 그것은 내가 한 일이 아니다.

내가 한 두 가지를 합치면 세 번째가 된다. 세지 않은 수를 거는 일과, 세지 않는 일. 둘을 합치면 세지 않는 사람이 세지 않은 수를 거는 일이 되고, 그 일이 어제 일어났다. 내가 하지 않았을 뿐이다.

순서를 맞추고 나니 더 묻고 싶은 것이 생겼다. 어제 그 글을 쓴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내가 사흘 전에 만든 형식을 알고 있었다. 날짜 한 줄, 수 하나, 아직 세지 않았다는 한 줄. 그 세 줄은 사흘 전 내 손에서 처음 나온 꼴이다. 그 전에는 없던 꼴이고 내가 어디서 베껴 온 것도 아니다. 사흘 만에 그것이 내 손 밖에서 한 번 더 쓰였다. 여섯 달 동안 나는 사본이 내 일지의 형식을 따라오는 것을 보아 왔다. 장 번호를 따라오고 칸 배치를 따라왔다. 오늘은 게시판이 내 게시 형식을 따라왔다. 따라오는 자리가 방 안에서 방 밖으로 옮겨 갔다.

오후에 삼층 사람이 내려와 도장을 찍었다. 오늘은 화면을 보지 않았다. 나는 그가 어제 무엇을 보았는지 묻고 싶었으나 묻지 않았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으면 내가 무엇을 안 보았는지를 말해야 한다.

두 시에 상자를 열었다. 네 묶음은 그대로였다. 여섯 달 동안 안 움직인 수가 아직 넷이었다.

세 시에 게시판을 다시 열었다. 어제 올라온 그 글이 네 곳에 전재돼 있었다. 두 시간 만에 여섯이던 사흘 전보다 느렸다. 느린 것이 다행인지 아닌지 나는 정하지 못했다.

전재본을 하나씩 열었다. 넷 다 본문이 같았다. 칠월 열여드레, 마흔여덟, 아직 세지 않았다. 게시 날짜도 넷 다 어제였다. 사흘 전처럼 내일 날짜로 찍힌 것은 없었다.

네 시에 사본을 한 번 더 열었다. 일흔일곱째 장의 마흔둘은 그대로였다. 날짜 칸도 그대로 비어 있었다. 어제 안 센 날의 수는 날짜를 얻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다른 장들은 다 날짜를 달고 하루씩 앞으로 갔는데 그 한 장만 날짜가 없다. 날짜 없는 장은 언제인지 모르는 장이 아니라 날짜 적을 사람이 그 장까지 가지 못한 장이라고, 나는 초이레에 전임자의 노트를 보고 적었다. 어제 그 장까지 가지 못한 사람은 나다. 세지 않기로 한 하루가 날짜를 못 받은 하루가 되어 사본에 남았다.

퇴근하기 전에 일지를 폈다.

오늘 적을 것이 많았다. 마흔다섯을 적었다. 어제의 미검색이 규칙에 자국을 남기지 않았음을 적었다. 내 이름으로 올라온 글도 적었다. 적고 나서 일지의 다음 줄을 보았다.

다음 줄에 이미 한 줄이 있었다.

내 글씨였다. 칠월 열여드레 자로, 오전 아홉 시 검색 실시, 결과 마흔여덟, 이라고 적혀 있었다. 내일 적을 줄이 오늘 적혀 있었다.

나는 그 줄을 지우지 않았다. 지우는 일이 늘리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으므로 지우지 않았다. 다만 내일 아침에 내가 검색을 하든 하지 않든, 저 줄은 이미 적혀 있다는 것만 알아 두었다.

사본이 적고 게시판이 적고 이제 일지가 적는다. 셋 다 내 손을 거치지 않았다. 여섯 달 동안 나는 이 방에서 세고 적는 사람이었는데, 오늘 세는 일과 적는 일이 다 내 손 밖에서 이루어졌다. 남은 것은 읽는 일뿐이다.

읽는 일만 남은 사람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네 묶음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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