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단(件)은 사람 인(人) 변과 소 우(牛) 자를 합친 글자 그대로, 사람 얼굴에 소의 몸을 한 예언 요괴다. 에도 시대부터 소문과 뉴스의 형태로 퍼졌다. 1819년 한 무사의 일기에 이미 "인면우신(人面牛身)"이라는 기록이 보인다. 널리 알려진 판본은 덴포 7년(1836) 12월 단고국(지금의 교토부) 구라하시산에 나타났다는 가와라반으로, 쿠단은 이후 여러 해의 풍년을 예언하고 자기 그림을 집에 붙여 두면 액을 막고 번성한다고 일렀다.
일본 민속의 예언 요괴가 대개 그렇듯 쿠단은 재앙이나 풍년을 알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피하는 법까지 처방한다. 그 그림을 보거나 베껴 두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와라반 전단은 정보지이자 그 자체로 부적(고후)으로 쓰였다. 증서 끝에 붙던 관용구 "件の如し(앞에 적은 바와 같다)"가 이 요괴에서 왔다는 설은, 관용구가 헤이안 시대부터 쓰였으므로 시대가 맞지 않는 속설로 여겨진다.
뒤로 갈수록 예언의 내용이 전쟁으로 옮겨 갔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쿠단이 일본의 패전을 예언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브라질 일본인 이민 사회에서는 반대로 일본이 이긴다고 예언한 쿠단 이야기가 돌았다. 작가 우치다 햣켄도 단편 쿠단에서 이 글자의 짜임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