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나리는 기비쓰 신사에서 가마를 끓여 그 울음소리로 길흉을 점치는 신사(神事)다. 가마가 소처럼 우렁차게 울면 길하고, 소리가 없으면 흉하다. 우게쓰 이야기의 기비쓰의 가마(吉備津の釜)는 이 점을 이야기의 축으로 삼는다.
혼인을 앞둔 점에서 가마는 끝내 울지 않았다. 흉조였으나 무시됐고, 저버려진 아내 이소라는 원한을 품고 죽어 원령이 되어 배신한 남편을 파멸시킨다. 예조가 이미 울렸는데도 읽지 못했다는 것 — 기록이 앞서 발현했으나 관측이 그것을 놓쳤다는 이 구조가, 관측 모호성과 ‘기록=발현’을 다루는 우리 세계관의 핵심과 정확히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