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내려가는 줄

The Descending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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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분

나흘 동안 바위의 마지막 획은 끝맺어지지 않은 채로 있었다. 정을 다시 들 때마다, 갱이 응답할 것을 알았으므로. 그러나 나흘째 되던 날, 나는 다림줄을 권양기에 단단히 매고, 그 끝을 허리에 둘렀다. 갱 아래로 내려가기로 한 일을, 나는 직무라 부르지 않았다. 더는 그럴 수 없었다. 그저, 바닥에서 무엇이 정에 응답하는지 — 나흘 전 끊긴 그 일을, 나는 끝맺어야 했다.

내려가기 전, 바위의 표를 마지막으로 들여다보았다. 내가 새긴 스무 번째 줄, 끝 획이 빠진 그 줄 아래에 — 본래 비어 있어야 할 자리에 — 한 줄이 더 있었다. 스물한 번째 줄. 그것은 갓 쪼은 것이 아니었다. 비바람에 닳아, 끝자리가 읽히지 않았다. 내가 오늘 새긴 줄보다 아래에, 내가 오기 전부터 닳아 온 줄이 있었다.

██ 길

표는 사람을 앞질러 자라 있었다. 다음 줄은, 새겨지기 전에 이미 닳아 있었다. 나는 그 닳은 자리에 내 이름을 겹쳐 보는 일을 더는 하지 않았다. 그럴 까닭이 없었다 — 그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었으므로.

권양기의 쇠틀에 새겨진 그 라틴어가, 줄을 타고 내려가는 내내 떠올라 있었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나는 줄을 타고 어둠 속으로 내려갔다. 붉은 실이 한 길마다 손을 스쳐 지났다. 마흔두 길에서, 인쇄된 대장이 약속한 바닥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발끝에 닿는 것은 없었다. 마흔여덟 길에서, 나흘 전 줄이 닿았던 바닥이 있어야 했다. 발끝에 닿는 것은 없었다. 잴 때마다 그러했듯, 바닥은 나를 기다리지 않았다. 내가 내려가는 만큼, 그만큼 더 내려가 있었다.

붉은 실이 다 떨어졌다. 줄의 끝이었다. 그 아래로 발끝이 닿는 데는 없었고, 위로는 갱구의 빛이 동전만 한 점으로 멀었다. 정에 응답하던 그 둔한 울림이, 이제는 사방에서, 내 심장의 박자에 맞추어 울렸다. 갱은 나를 기다린 것이 아니었다. 갱은, 제 표에 닳은 줄 하나가 채워지기를 기다린 것이었다.

나는 이제 안다. 측량기수는 갱의 깊이를 재는 사람이 아니다. 측량기수는, 갱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제 몸으로 적는 줄이다. 닳아 갈 다음 줄을 위해, 나는 자리를 비워 둔다.

문장은 거기서 멈추어 있다. 그 뒤로 야장에는 빈 잎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