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물이 빠진 자리

The Place the Water 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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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번째 물때가 드는 밤이었다. 달은 없었다. 나는 등명기의 심지를 평소보다 길게 돋우었다. 빛이 손끝 길이를 넘어 자라났고, 회전 렌즈는 놋쇠 태엽에 감겨 십이 초의 호를 그렸다. 그 완벽한 규칙성은 나흘째 단 한 번의 어긋남도 없었다.

나는 등롱(燈籠) 하나에 따로 불을 옮겨 담았다. 등명대의 큰 빛이 아니라,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빛을. 그것을 들고 갯벌로 내려가기로 한 일을, 나는 직무라 부르지 않았다. 더는 그럴 수 없었다. 그저, 물이 빠진 자리에서 무엇이 빛을 — 나흘 전 끊긴 그 문장을, 나는 끝맺어야 했다.

갯바위를 지나 갯벌에 발을 디뎠다. 진흙은 차갑고 단단했다. 등롱의 빛이 닿는 둘레는 좁았고, 그 너머로 물이 빠진 자리가 검게 이어졌다 — 인쇄된 어느 표도 허락하지 않는 데까지. 사리에도 이만큼 빠지지 않는다. 바다가 이렇게 멀리 물러난 적은, 적어도 인쇄된 물때표 안에서는 없었다.

등 뒤로, 등탑의 큰 빛이 십이 초마다 내 그림자를 갯벌 위에 길게 드리웠다. 빛이 돌아 나갈 때마다 그림자는 사라졌고, 빛이 돌아올 때마다 다시 섰다.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멈추면, 빛이 비추지 않는 그 사이에 무엇이 서는지 보게 될 것 같았으므로.

놋쇠 받침의 그 라틴어가, 이제는 청하지 않아도 줄곧 떠올라 있었다.

LUMEN SUPER ABYSSUM CUSTODIT

심연 위의 빛을 지킨다. 나는 이제 그 문장을 안다. 빛은 심연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심연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도 아니다. 빛은 심연 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고 — 그러므로 누군가는, 그 아래에서, 빛이 꺼지지 않도록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전임자가 그러했듯이. 윤██가 그러했듯이.

물이 빠진 자리의 끝에, 무엇이 서 있었다. 등롱을 들어 비추자, 그 자리는 비었다. 등롱을 내리자, 다시 거기 있었다. 등탑의 큰 빛이 돌아 그 자리를 쓸 때에도, 비추는 동안에는 없고 비추지 않는 동안에만 있었다. 나는 마침내, 나흘 전 끊긴 문장의 다음을 알았다. 그 자리에서 무엇이 빛을 — 기다리고 있었다.

전임자도 이 자리까지 걸어왔을 것이다. 그의 일지도 한 문장 중간에서 끊겼다. 끊긴 것이 아니라, 끝맺을 손이 다른 일을 맡게 된 것이다. 등명기는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 그것을 돌리고 있었으므로.

등롱의 불이 한 번 크게 흔들렸다. 바람은 없었다. 등 뒤에서, 십이 초마다 돌던 등탑의 큰 빛이 — 다섯 달, 그리고 나흘을 쉬지 않던 그것이 — 처음으로, 길게 멈칫했다. 호를 그리다 만 빛이 갯벌 한 자리에 고였다. 그리고 그 고인 빛 속으로, 물이 빠진 자리의 그 무엇이 들지 않았다. 빛이 있는 자리에는 들지 않는 까닭에.

나는 등롱을 고쳐 들었다. 등탑의 빛이 멈춘 지금, 심연 위에 남은 빛은 내 손의 이 작은 불뿐이었다.

문장은 거기서 멈추어 있다. 그 뒤로 일지에는 빈 잎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