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은 러브크래프트가 1929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지얼리아 비숍의 착상을 받아 대필한 중편이다. 오클라호마의 한 인디언 봉분이 지하 세계로 통하는 문을 감추고 있고, 낮에는 목 없는 유령이 그 자리를 지킨다. 민족지학자인 화자는 봉분에서 금속 원통을 파내는데, 그 안에는 약 1541년 멕시코에서 온 스페인 탐험가 판필로 데 사마코나가 남긴 두루마리가 들어 있다.
사마코나가 내려간 크느얀은 텔레파시를 쓰고 죽지 않는 종족이 크툴루와 이그, 슈브 니구라스, 차토구아를 섬기는 거대한 지하 왕국이다. 그들은 몸을 마음대로 바꾸고 나타났다 사라지며, 한때 더 높았던 문명에서 퇴화한 자들이다. 침입한 사마코나는 붙잡혀 훼손당한 끝에 머리 없이도 계속 존재하는 문지기가 된다. 자아도 머리도 없이 존재만 이어진다는 이 상은, 광기의 산맥·시간의 그림자와 더불어 러브크래프트가 비인간 문명을 상세히 그린 세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