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001은 레드 리얼리티라는 이름의, 물질이 거의 없는 텅 빈 포켓 차원이다. 현실이 얼마나 단단히 붙어 있는지를 재는 흄 지수가 0.032로 극단적으로 낮다. 로버트 스크랜턴 박사는 순간적으로 열린 클래스-C 파열 진입 웜홀을 통해 그곳에 떨어져, 그의 체감으로 약 6년을 갇혀 있었다. 물질도 엔트로피도 거의 없는 그곳에서 그는 살아갈 수도, 제대로 죽을 수도 없었고, 이 문서는 그가 남긴 음성 기록으로 대부분 엮여 있다.
이 이야기의 공포는 괴물이 아니라 현실 자체가, 그리고 그 안의 자아가 옅어지는 데 있다. 기억과 언어와 정체성이 붙들 것 없는 세계에서 천천히 풀려 나가는 것을 그의 기록이 담는다. 존재가 끝나지도, 끝내 확정되지도 못하는 자리는 우리 세계관의 결과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