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더 이상 읽지 마십시오

Read No Fur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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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동안 일기는 펴지지 않은 채 책상 위에 있었다. 펴지 못한 것은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 펴지 못한 것은, 내가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11월 18일 그 화요일 오후 이래로, 한 단어를 들으면 그 단어의 음절들이 따로 들렸다. 처음에는 라틴어뿐이었다. 그러다 영어가, 그러다 내 모국의 말이 그러했다. 닷새째 되던 날, 그것은 귀를 떠나 눈으로 옮겨왔다. 신문의 표제를 읽으려 하면, 글자들이 제풀에 갈라졌다. 나는 한 문장을 통째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음절들이, 한 음절씩, 따로 도착했다.

아 · 침 · 신 · 문 · 의 · 표 · 제.

학자에게 이것은 죽음이다. 읽지 못하는 사서는 사서가 아니다. 나는 그 사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 과로다, 잠이 모자란다, 11월의 눅눅한 사서고가 눈을 상하게 했다. 그러나 던컨의 일기는 책상 위에 있었고, 나는 그것이 무엇을 시작했는지 알고 있었다. 글자를 음절로 가르는 그 분리는, 청동 함의 라틴어 띠에서 내게 옮겨온 것이었다.

나는 일기를 폈다. 닷새 전 빠르게 넘기며 보았던, 6월 14일의 그 빈자리로.

6월 14일은 책등 가까이에서 떼어져 있었다. 남은 그루터기에는 찢긴 가장자리를 따라 짙은 갈색의 얼룩이 있었다 — 잉크가 아닌. 던컨은 그 페이지를 찢어냈다. 닷새 전 나는 그것을 훼손이라 여겼다. 이제 나는 안다. 던컨은 훼손한 것이 아니라, 닫은 것이다. 무언가를 읽지 못하도록, 그 한 장을 도려낸 것이다. 6월 13일의 기록은 이렇게 끝나 있었다 — '내일 새 손과 함께 돌아오겠다.' 그러므로 6월 14일에, 그는 새 손과 함께 돌아왔고, 무언가를 옮겨 적었고, 그러고는 그것을 찢어냈다.

찢긴 그루터기에 남은 글자의 끝이, 등불 아래에서 갈라져 떠올랐다.

— men · ti · bus · no · stris.

우리의 정신에. 던컨이 옮겨 적다 찢어낸 그 문장의 끝이었다. 나는 그 앞을 채울 수 있었다. 청동 함의 띠에서 내게 토막으로 도착했던 그 라틴어를, 닷새 전 나는 정렬하지 않은 채 옮겨 두었으므로. subjugare, corpora, mentem mortalium. 죽을 자들의 정신을. 굴복시킨다. 육신을. 우리의 정신에.

문장이 제 모양으로 모이려 했다. 나는 그것을 모으지 않으려 애썼다. 학자는 토막을 토막으로 두는 법을 안다. 그러나 손은 이미, 빈 그루터기 곁의 6월 15일 — 던컨이 비워 둔 페이지 — 에 펜을 가져가고 있었다. 던컨이 적기를 그만둔 그 자리를, 내 손으로 채우려.

누 · 구 · 든 · 이 · 글 · 을 · 읽 · 는 · 다 · 면 — 함 · 을 · 닫 · 으 · 십 · 시 · 오.

던컨의 마지막 줄이, 이제는 음절로 갈라져 떠올랐다. 1893년에 그는 그것을 적었다. 누구든 이 글을 읽는다면 — 함을 닫으십시오. 더 이상 읽지 마십시오. 닷새 전 나는 그것을 한 죽은 사람의 당부로 읽었다. 이제 나는 그것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안다. 던컨은 제 동시대의 누구에게 그것을 적은 것이 아니다. 그는, 언젠가 이 페이지에 이르러, 음절이 갈라지기 시작한 눈으로 그 줄을 읽을 다음 사람에게 적은 것이다.

나는 그가 했던 일을 하고 있다. 닷새 전 나는 이 생각을 물렸다. 이제는 물리지 않는다. 던컨도 누군가의 일기를 읽었을 것이다. 그 누군가도, 그 앞의 누군가의 일기를 읽었을 것이다. 함은 늘 다음 손에게 옮겨진다.

나는 펜을 들었다. 6월 15일의 빈자리에, 던컨이 찢어내 닫은 그 문장을, 내 손으로 다시 적기 시작했다. 죽을 자들의 정신을 — 육신을 — 우리의 정신에. 옮겨 적는 동안, 음절의 분리는 마침내 완성되었다. 나는 내가 적는 글자조차 통째로 볼 수 없게 되었다. 한 획씩, 한 음절씩, 따로. 내가 쓴 것을 나는 읽을 수 없었다. 그러나 손은 멈추지 않았다.

문장은 거기서 멈추어 있다. 그 뒤로 노트에는 빈 잎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