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미스카토닉 대학에는 가을이 묵직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11월 중순의 가벼운 오후 비는 그쳤고, 공기에는 차고 쇳내 같은 무엇이 남아 있었다. 휘트모어는 정오 기차를 타고 보스턴으로 떠났다 — 어느 명예교수의 유산에 관한 일이라고, 본관 사무실의 2층 서기가 알려 주었고, 그는 저녁 전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 소식이 내 안에 어떤 무게로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두 시 반에 입구 홀을 지났다. 동쪽 벽의 짙은 떡갈나무 판자에 끼워진 황동 명패가 그곳에 있었다. 미스카토닉의 학장들이 창립 이후 차례로 새겨진 명패였다.
3년 동안 나는 그 명패 아래를 지나면서 글자의 광택 말고는 본 것이 없었다. 그날 오후 나는 그 앞에 멈춰 섰다. 바솔로뮤 던컨, 1882–1893. 옛 이름들 중에서 아래로부터 세 번째에 그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황동은 흐려져 있었으나, 음각은 아직 깊었다.
11년이라는 시간. 한 사람의 죽음이, 새겨진 열한 자와 두 개의 날짜로 남아 있었다.
목록 작업의 사실 하나를 확인하러 왔을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뒤에서 학부생 둘이 지나가는 발소리가 그 말의 거짓을 짚어 주었다. 나는 최하층 서가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했다.
그곳의 등불은 늘 그러하듯 연한 차의 빛깔이었다. 한 층을 더 내려가기 전에 이미 습한 가죽 냄새가 나를 맞이했다. 손이 난간에서 떨어졌을 무렵, 나는 스스로에게 이름 붙이지 않기로 한 한 가지를 결정해 두고 있었다 — 휘트모어의 부재는, 이 시간만큼은, 기회였다는 것을.
함은 내가 두고 떠난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누런 두루마리 더미 뒤에 끼인 채로. 나는 이번에는 격식 없이 그것을 꺼내어 곁의 탁자 위에 올렸다. 지난번 뚜껑을 스케치했던 바로 그 탁자였다. 손끝에 냉기가 즉시 올라왔다. 전과 같이.
그러나 이번에는 이미 이름을 붙여둔 자의 평정으로 그것을 받았다.
이번 방문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다. 뚜껑 위의 성좌 문양 — 오리온도 큰곰도 닮지 않은 — 을 모두 종이에 옮겨 두는 것. 정렬하고 색인까지 붙여서. 학자의 일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했다.
가장 바깥 띠를 먼저 따라가며 작은 음각들을 정리된 칸에 옮겨 적었다. 그러다 그 다음 띠에 이르렀다. 라틴어로 새겨진 띠였다. 처음 왔던 날에는 장식으로 흘려보낸 띠.
노란 등불 아래에서 글자들이 청동 표면에서 살짝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나는 더 가까이 몸을 숙였다. 띠를 한 줄로 가로지르는 그 문장은 끊김 없이 흘렀고, 그런데도, 내 눈이 그것을 통째로 받아들이려 할 때, 통째로 도착하지 않았다.
음절들이 제풀에 갈라져 들어왔다.
Sub · ju · ga · re.펜을 내려놓았다. 눈을 비볐다. 등불이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 11월의 북쪽 모퉁이에서 들어오는 바람은 자주 심지를 흔든다. 나는 다시 몸을 숙였다.
Pos · sunt nec non cor · po · ra.라틴어 동사와 명사가 모두, 토막으로만 내게 왔다. subjugare, corpora — 나는 그 단어들을 알았다. 3년 차 보조 사서가 마땅히 알아야 하는 방식으로. 그런데도 나는 그것들을 모으지 못했다. 나는 그 단어들이 내게 도착한 그대로, 작은 분절들을 그대로 두고 옮겨 적었다. 정리된 사본은 나중에 따로 만들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펜이 둘째 줄 끝에서 쉬고 있을 때, 나는 아래 칸의 다른 무엇을 인식했다. 그곳에 있을 까닭이 없는 책 한 권이었다.
이 구역의 목록에 오른 원고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싸여 있었다. 이것은 싸여 있지 않았다. 짙은 송아지 가죽으로 장정된 한 권의 책이, 옆으로 누인 채 평평하게 놓여 있었다.
나는 그것을 꺼냈다. 두께는 반 인치 남짓, 옥타보 판형이었다. 그리고 가질 까닭이 없는 온기가 있었다 — 청동보다 따스했다. 청동은 여전히 내 손끝의 냉기를 쥐고 있는데도. 가죽은 진열된 것이 아니라 손에 자주 들린 것이 무는 결로 부드러웠다.
겉표지에 두 글자가 오래된 블록체 대문자로 음각되어 있었다. B. D. 그 아래에는 연도. 1882.
나는 누구의 손이 이 책을 묶었는지를 즉시 알았다.
그리고 그 알았다는 일은 내 추론이 완성되기 전에 도착했다. 그런 인식은 학자에게 한 박자의 정지를 마땅히 요구한다. 나는 그것에 어떤 정지도 주지 않았다. 책을 곁의 탁자로 가져가 함 옆에 두었다. 두 물건이 나란히 놓인 모습은, 무관해 보이지 않았다.
함께 보관되어 있던 것처럼 보였다.
작은 목소리가 — 들린 것이 아니라, 생각으로만 떠오른 것이 — 짚어 주었다. 책과 함이 그렇게 놓여 있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나는 대신에 장정의 박음질에 마음을 두었다. 단단했다. 그리고 책등에 마음을 두었다. 책등은 가운데 삼분의 일 부분이 자주 펼쳐졌던 결을 가지고 있었다.
표지를 열었다. 면지에는 글이 없었다. 첫 잎의 위쪽에는 정성스러운 손글씨로 제목이 적혀 있었다.
사적 기록 — 미스카토닉, 1882.가장 이른 날짜의 기록은 세 번째 잎에 있었다.
두 번 읽었다. 글씨는 굳었고 잉크는 고르게 흘러 있었다. 그 줄을 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측정으로, 자기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던컨 역시 문양을 옮기는 일에서 시작했다. 나는 종이 위에 놓여 있던 내 펜을 들었다. 정렬하지 않은 채로 생각이 도착했다 — 나는 그가 했던 일을 하고 있다.
나는 그 생각을 물렸다. 평범한 관측이었다. 유사한 일을 맡은 어떤 학자라도 비슷한 절차에 도달했을 것이다.
다음 페이지에는 기록이 없었다. 6월 14일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페이지가 책등 가까이에서 떼어져 있었다. 남아 있는 그루터기에는 찢긴 가장자리를 따라 희미한 얼룩이 있었다 — 잉크가 아닌, 더 짙은 갈색의. 반대쪽 페이지, 6월 15일은 빈 채로 있었다.
나는 내가 의도했던 것보다 빠르게 앞으로 넘겼다. 기록은 6월 말에 다시 시작되어 1882년 가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점점 짧아졌고, 손도 점점 흔들렸다. 1883년 봄이 되면 기록은 짧았다. 1885년쯤에는 학장이 주로 행정 사안만 적었다. 1888년 이후로는 쓰이지 않은 긴 구간들이 있었다. 나는 그 부분들을 자세히 읽지 않았다. 나는 이미 원하기 시작한 한 가지를 찾고 있었다.
그것은 책 뒤쪽 가까운 한 페이지에 있었다. 1891년에 쓰인 것이었다.
단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짧은 가로줄들이 서 있었다. 그것들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사양된 것이었다. 남은 글자들은 내게 통째로 도착하지 않았다. 토막으로 왔다.
Men · tem mor · ta · li · um. Cor · po · ra.나는 그렇게 옮겼다. 옮기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마지막 두 페이지 앞에서 손이 바뀌었다. 더 작아지고, 더 의도된 손이 되었다. 마치 글을 쓰는 자가 마지막 일에 신중을 기하기로 정한 것처럼. 그 기록에는 날짜가 없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한 줄만 있었다. 잉크는 묽었고 날짜는 1893년이었다.
그 줄 다음에 빈 잎 세 장이 있었고, 그러고는 뒤표지였다.
위층 계단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측정된, 규칙적인 발걸음이었다. 오후의 일로 들어오는 동료의 것이 아니라, 출장에서 돌아온 사람의 것이었다. 나는 스스로 알아도 좋다고 허락하기 전에 그것을 알았다.
일기를 가방에 넣었다.
그 순간 내가 한 일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함을 닫았다 — 그 뚜껑이 내려앉을 때, 오래된 청동만이 낼 수 있는 작은 특정한 소리가 났다 — 두루마리 더미 뒤의 자리로 함을 되돌렸다. 표면에서 손이 떨어진 그 순간, 손이 다시 한 번 냉기를 받았다.
한 박자의 냉기. 그러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발소리는 위층 층계참에 닿았다. 나는 서가의 반대쪽 계단으로 올라갔다 — 정기간행물실로 통하는 쪽으로. 그곳에서 휘트모어를 약 9미터 거리에서 지나쳤다. 그는 내 쪽을 보지 않았다. 나는 그가 검은 가죽 가방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 자신의 것을.
입구 홀을 지나 미스카토닉을 나섰다. 황동 명패가 늦은 오후의 빛을 받아, 던컨의 이름 위에서 빛났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 일기는 내 가방 안에서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반 인치 두께 옥타보 한 권의 표지 가죽이, 그저 들고 가는 길에 그 무게로 의식될 까닭은 없었다. 나는 표지 가죽이 두꺼워서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날 오후, 하숙집 책상 앞에 앉았다 — 언젠가 공책에 '외 · 신(外 · 神).'이라고 쓴 바로 그 책상. 일기를 앞에 두었으나 펴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빗방울이 다시 창에 돌아와 있었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따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동안은, 그것들을 비로 들을 수가 없었다.
1924년 11월의 어느 화요일이었다. 18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날 오후부터 나는 알게 되었다.
한 단어를 들으면, 그 단어의 음절들도 따로 들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