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5000은 누구나 글을 올리고 함께 다듬는 협업 창작 위키인 SCP 재단(SCP Foundation)에 작가 Tanhony가 발표한 작품이다. 글의 형식상 정체는 재단이 만든 기계 장구 "절대 배제 장구(Absolute Exclusion Harness)"로, 분류 등급은 Safe이며 지금은 대부분 기능을 잃고 기록 저장 용도만 남아 있다. 이 장구 안에 한 생존자가 남긴 기록이 이야기의 본문을 이룬다.
작품의 제목은 단 한 단어, "왜?(Why?)"다. 재단 직원 피에트로 윌슨(Pietro Wilson)은 동료들이 몰살당하는 현장에서 이 장구를 입고 홀로 탈출하고, 곧 재단이 전 인류를 말살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재단은 SCP-682를 풀어놓고, SCP-096의 얼굴을 소셜 미디어에 퍼뜨리는 등 자신들이 가둬 두던 위협을 도리어 세상에 풀어 버린다. 그러나 재단이 왜 인류를 적으로 돌렸는지, 그 이유만큼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왜?"라는 물음이 답 없이 봉인된 채 남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SCP-5000은 SCP-5000 콘테스트("미스터리"를 주제로 한 공모)에서 1위를 차지한 작품으로, 인류를 지키던 재단을 도리어 인류의 적으로 뒤집은 발상과, 생존자 한 사람의 제한된 시점으로 거대한 파국을 그려 낸 구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모든 답을 의도적으로 비워 두어 독자가 직접 단서를 맞춰 보게 만드는 구조 덕분에, SCP 위키 역사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