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 · 동양

삼두구미

Samdugumi

삼두구미는 제주도 본풀이에 전하는 괴물로, 머리가 셋이고 꼬리가 아홉인 무덤 여우의 형상이다. 사람으로 둔갑해 가족을 노리며, 무쇠와 날달걀이 그 약점으로 전해진다.

구미호 계열의 여우 변신담이 제주 무속의 본풀이 안에서 독자적으로 변주된 사례다. 정해진 약점이 있다는 점에서, 규칙과 금기를 따져 맞서는 한국 괴이 퇴치담의 구조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뼈대는 딸 셋을 차례로 데려가는 사위 노릇이다. 삼두구미는 사람 모습으로 나타나 딸을 얻어 가고, 데려간 딸에게 제 다리를 뜯어 먹으라거나 죽은 사람의 뼈를 갈아 먹으라는 시험을 낸다. 앞의 두 딸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막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척하며 뼈를 감추고 시간을 번다.

퇴치는 힘이 아니라 관찰로 이루어진다. 막내는 남편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물어 무쇠와 날달걀이라는 답을 얻고, 그 두 가지를 갖춰 두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쓴다. 괴물이 스스로 제 약점을 말하게 만드는 구조라, 이기는 쪽은 더 센 사람이 아니라 더 잘 듣는 사람이다.

제주에서는 이 본풀이가 무덤을 옮기거나 손볼 때의 금기와 함께 전한다. 무덤을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는 실제 규범이 이야기의 형태로 남은 셈이라, 괴담이면서 동시에 절차서다.

제주 본풀이(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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