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 TTRPG

드라우그르

Draugr

이표기: 무덤 시체

드라우그르는 봉분 안에 묻힌 채 자기 보물을 지키는 북유럽 신화·사가의 시체로, 무덤을 침범한 자에게 막강한 완력으로 덤비고 때로 모습을 바꾸거나 몸집을 불린다. 무덤지기형 언데드의 원형 가운데 하나로, 후대의 "와이트" 상에도 영향을 주었다.

사가가 그리는 몸은 산 사람과 다르다. 살빛이 검푸르거나(hel-blár) 시체처럼 창백하며(ná-fǫlr), 몸이 부풀어 여럿이 달려들어도 들지 못할 만큼 무거워진다. 힘은 생전보다 세고, 물범이나 소나 연기로 모습을 바꾸며, 산 사람의 꿈에 들어가 앓게 하거나 미치게 만든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그레티르 사가의 글람이다. 목자였던 그는 성탄 전야에 죽어 되살아나 가축과 사람을 죽이고, 마침내 그레티르에게 목이 잘리기 전 저주를 남긴다 — 앞으로 어둠 속에서 언제나 제 눈을 보게 되리라고. 힘으로 이긴 자가 그 승리로 인해 평생 어둠을 두려워하게 된다는 결말이라, 퇴치담이면서 퇴치가 실패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없애는 법도 사가에 적혀 있다. 목을 베어 몸과 떨어뜨려 놓고, 태워 재를 바다에 뿌린다. 예방으로는 시신을 문이 아니라 벽에 낸 임시 구멍으로 내보내 돌아올 길을 잊게 하거나, 무덤 위에 돌무지를 쌓아 누른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상태라는 인식이 이 절차들에 배어 있다.

현대에 와서는 톨킨의 무덤악령, 엘더스크롤 연작의 노르드 유적 언데드, 각종 TRPG의 무덤지기 몬스터로 이어졌다. 대개 원전의 집착 — 제 것을 놓지 못하는 성질 — 은 그대로 남고, 꿈에 드는 능력이나 부풀어 무거워지는 몸 같은 불편한 세부는 지워진다.

죽어서도 자기 것을 놓지 못해 무덤을 지킨다는 집착은, 끝난 뒤에도 닫히지 않는 장부의 공포와 결을 같이한다.

북유럽 신화·사가 (공용 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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