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청동 자물쇠

The Bronze Lock

  • 1,500 단어
  • ~7

황색 등불이 양피지 원고의 낱장들 위에서 반짝였다. 그 가장자리는 미스카토닉 대학 도서관 최하층 서가에서 수세기에 걸친 방치로 인해 바스러질 듯 부서져 있었다. 곰팡이 냄새가 코끝에 짙게 배어드는 가운데, 천장은 등불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침묵을 떠받치고 있었고, 회랑 너머로는 어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나는 묶음에서 묶음으로 차례차례 넘기며 정리를 이어갔다. 묶음 하나하나가 이 오래된 지식의 보고를 지키는 일의 지루함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그 단조로운 작업 속에서도 어떤 위안이 있었으니 — 이 가죽 장정 고서들의 낱장을 넘기며 보낸 세월로 굳은살이 박인 내 손가락들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그 감각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위층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광대한 서가의 공간을 타고 메아리치듯 울려 퍼졌던 것이 기억난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이 석조 벽 너머 어딘가에서 삶이 계속되고 있음을 집요하게 상기시키는 듯했다. 미스카토닉의 이 퀴퀴한 지하 공간에서는, 시간 그 자체가 기어가는 속도로 느려진 것만 같았다.

그 단조로움을 깨는 것이라고는 이따금 종이 스치는 소리나, 닳고 닳은 나무 바닥 위에서 내 발걸음이 삐걱이는 소리뿐이었다. 그 삐걱임은 좁은 통로를 따라 두어 번 메아리치다, 결국 어느 모퉁이에서 흡수되듯 사라지곤 했다. 최근 들어온 라틴어 원고 묶음의 목록 작업을 거의 마쳐갈 무렵, 무언가가 내 눈길을 붙잡았다 — 누렇게 변색된 두루마리 더미 뒤에 파묻혀 있는 작은 청동 함이었다.

목록 표지는 붙어 있지 않았고, 그 존재는 도서관의 방대한 소장품들 사이에서 완전히 잊힌 듯했다.

흥미를 느낀 나는 손을 뻗어 더 가까이 살펴보았다. 표면에는 낯선 성좌 문양들이 새겨져 있었다 — 오리온이나 큰곰자리 같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무언가였다. 손끝으로 그 기묘한 형상들을 더듬어가는 순간, 등골을 타고 얼음장 같은 냉기가 스쳐 지나갔다. "11월의 최하층 서가가 으레 이렇게 차갑지,"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함의 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그 한기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그 함이 거기 있어서 차가운 게 아니라 — 이미 차가운 자리에 함이 놓인 것뿐이지, 라고 나는 속으로 덧붙였다.

자물쇠 위에는 내가 일찍이 본 적 없는 형태의 작은 인장이 있었다. 그 정교한 문양은 내 시선 아래에서 거의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불안의 기운이 내 안에서 일렁였으나, 학자적 호기심이 이내 어떤 불길한 예감도 압도해버렸다.

"이 함을 만든 자는 누구인가?, 저 소박한 청동 자물쇠 너머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가?"

함을 조심스럽게 앞의 탁자 위에 내려놓고, 나는 천천히 물러섰다. 손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손바닥에는 여전히 그 냉기의 여운이 감돌았다.

최하층 서가의 돌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위로부터 한참을 미끄러져 내려와 발치에 닿았다. 흰 콧수염에 트위드 재킷 차림의 휘트모어 수석 사서가, 접힌 종이 한 장을 손에 들고 나타났다. 그는 내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 않고, 손에 든 종이를 응시했다. 그의 얼굴에는 불쾌함이라기보다 더 섬세한 무언가가 어려 있었다. 피로인지 두려움인지, 아니면 그 둘 다인지 나로서는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종이를 펼쳐 내게 보여주었다. 미스카토닉 대학의 전임 학장 던컨이 서명한 1882년의 자필 메모였다.

"이 함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하층 서가 밖으로 옮겨져서는 아니 되며, 그 표면을 지속적으로 만져서도 아니 된다.

— 던컨 학장, 1882년 6월 14일."

서명 아래에는, 그 순간 내가 온전히 해독할 수 없었던 라틴어 문장이 적혀 있었고, 그 뒤를 이어 영어 단어 하나가 쓰여 있었다 — 그러나 그 글자들은 내 눈에 검은 얼룩으로만 잡혔다.

████████.

"미스터 김,"

휘트모어가 짧게 말했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종이에 머물러 있었다. "이 구역의 원고들은 당신이 다룰 것이 아닙니다." 질책은 직접적이었다.

그 개인적 거리감은 내게 분명히 느껴졌다. 라틴어 사본을 맡기까지 3년을 기다린 보조 사서인 내게, 그리고 그 뒤에 숨은 희미한 가시는, 1924년 매사추세츠에서 내가 이름 붙이지 않고도 감지하는 법을 익혀야 했던 그런 종류의 가시였다.

분노가 치밀었다 — 지난 화요일 직접 라틴어 사본 구역을 내게 맡긴 것은 바로 휘트모어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 단어 — 내가 한 단어로 모을 수 없었던 그 검은 글자들 — 은 어떤 분노도 미치지 못할 만큼 크게 울려 퍼졌다.

휘트모어는 종이를 다시 접어 외투 주머니에 넣었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돌아서서 나갔다. 발소리가 돌 계단을 다시 거슬러 올라, 위쪽 어둠 속으로 차근차근 흡수되어 갔다.

휘트모어의 발소리가 계단 위로 사라지며 나는 다시 최하층 서가에 홀로 남겨졌다.

나는 침착한 걸음으로 함을 원래 자리인 원고 더미 뒤에 되돌려 놓았다. 그러나 청동 자물쇠의 냉기는 여전히 손끝에 남아 있었다. 체념이 가슴 속에 가라앉았다. 휘트모어가 직접 라틴어 사본 구역을 내게 맡긴 그 화요일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지만, 이제 그것은 무력했다. 여전히 한 형태로 모이지 않는 그 이름이 분노와 체념을 한꺼번에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자적 호기심이 나의 짜증을 다독이며, 나는 그 문제를 마음속에서 이리저리 되짚었다. 어떻게 한 책의 이름이, 1882년의 학장으로부터 1924년의 보조 사서에게로, 수십 년의 학장 교체를 넘어 전해져 내려왔는가. 그 이름 — 내가 끝내 한 단어로 읽어내지 못한 그 검은 글자들 — 은 내가 속삭임으로만 들었을 뿐, 읽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어쩌면 이 기관의 신성한 서가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던컨 역시 입구 홀의 황동 명패에 새겨진 이름일 뿐 — 이제는 기억의 흔적에 지나지 않는.

나는 평정심을 가장한 채 최하층 서가의 등불을 끄고 계단을 올라갔다. 그러나 내 주머니 속에는 그 화요일 저녁에 작업하던 목록 카드가 들어 있었고 — 청동 자물쇠 위의 인장에 대한 기억이, 내 머릿속에 정확히 새겨진 채로 남아 있었다.

그날 밤, 나는 하숙집 방의 소박한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종이 등불이 앞에 펼쳐진 공책 위를 둥글게 비추고 있었다. 나는 흔들림 없는 손으로 학장의 인장을 그 페이지에 옮겨 그렸다. 선은 정확하고 고르게, 잉크는 페이지 위에 단정한 검은 선으로 말라갔다.

휘트모어의 메모에 적혀 있던 라틴어 구절이 기억 속에서 떠올랐다 — Mentem mortalium subjugare possunt nec non corpora. 그리고 그 책 이름 옆에 있던 또 하나의 표현. 언젠가 한 번 읽었던 어구였다. 어쩌면 각주에서, 혹은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어떤 금서 목록에서.

펜을 들어 그 글자들을 적으려 했다. 손이 멈췄다. 손가락 끝에서 무언가가 펜을 거부했다 — 청동 자물쇠의 그 냉기와 같은 종류의 거부였다. 그러나 잉크는 종이 위로 이어졌다. 내가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글자들이 천천히 — 후세를 위해 — 적혀 내려갔다.

'██(██).'

책상 위의 펜이 — 아니, 책상 자체가 — 한 번 희미하게 진동했다. 그것뿐이었고, 이내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빗소리는 창유리를 두드리며 한결같이 이어졌고, 위층에서 들려오는 하숙인들의 발소리도 그 일정한 행진에서 변함이 없었다.

1924년 11월 14일, 밤 열한 시 십삼 분 — 나는 공책 여백에 시각을 정확히 기록했다. 분명 위층 누군가의 발소리였을 것이다 — 낡은 목재와 회반죽 벽을 타고 전해진 공명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등불은 내 앞에서 타오르고 있다. 라틴어 구절 옆에, 검은 잉크가 굳어졌으나 여전히 한 형태로 모이지 않는 그 글자 옆에, 인장이 검게 말라가고 있다.

나는 나무 책상 표면의 익숙한 결을 바라본다. 다시 한 번 움직이지 않을까 — 그러나 책상은 움직이지 않는다.